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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칠

건칠(乾漆) Toxicodendri Resina

강의요약. 옻나무의 수지(resin)을 건칠(乾漆)이라 하는데 예로부터 칠용뿐만 아니라 식품, 약품으로도 사용되었다. 한방에서는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하지 못하는 혈(血)인 어혈(瘀血)이 쌓여 생긴 축혈증(蓄血證)1이 주로 복강에 생겼을 때 응용하였다. 생지황탕(生地黃湯)2이 그 예이다. 또한, 복강에 생긴 각종 덩어리인 적(積)3을 사그라들게 할 때 사용했는데, 혈행 정체로 인한 혈적(血積) 또는 기생충에 의한 충적(蟲積)에 응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자는 증미사물탕(增味四物湯)이, 후자는 목향빈랑환(木香檳榔丸)이 그 예이다. 한편, 목향빈랑환 같은 기생충 질환에 쓰였던  처방을 제외하면, 다른 본초와의 배합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눠진다. 즉, 도인(桃仁)이나 홍화(紅花)와 같은 화어소종약(化瘀消腫), 삼릉(三稜)이나 아출(莪朮)과 같은 활혈행기약(活血行氣藥), 생지황(生地黃)이나 적작약(赤芍藥)과 같은 청열량혈약(淸熱凉血藥)과 배합된 세 부류이다. 이와 같은 배합이 대다수임을 고려하면, 결국 건칠이라는 본초는 혈행을 조절한다거나 어혈과 동반되는 정체된 핏물을 제거하는 게 아닌 ‘어혈을 변화시킨다(化瘀血)’는 효능4이 매우 강하여 파어축어약(破瘀逐瘀藥)으로 분류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건칠이 경락의 운행을 촉진(溫經)한다고 말한 것은 어혈(瘀血)이 없어짐으로 해서 결과적으로 해당 부위에 기혈의 운행이 활발하게 된 것5임을 의미한다 하겠다. 편성도 비교적 강하고 여러 모로 쓸모가 있는 본초임에도 불구하고 민간에 널리 알려진 것에 비해 근대에는 사용이 적었다. 과거엔 수지를 굳힌 옻칠 자체를 구하기 어려웠고, 구했다 할지라도 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고 고온으로 가열하되  완전히 탄화시키지 않는 가공6을 한 뒤에야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알러지를 유발하는 우루시올을 제거한 건칠이 소량이나마 유통되고 있으므로 각종 대사질환을 위한 처방에서의 응용을 적극 고려할만하다.

 

【본초명《출전》】 乾漆《本經》

【생약명】 Toxicodendri Resina7

【이명】 黑漆《中國藥學大辭典》 漆脚《中藥材手冊》 漆査《藥籠小品》

【약성가】 乾漆辛溫主殺蟲 痛經破瘕追積聚

【기원】 → (기원 및 성상, 감별, 포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

옻나무과(Anacardiaceae  ; 漆樹科)에 딸린 갈잎작은키나무인 옻나무 Toxicodendron vernicifluum (Stokes) F.A.Barkley [= Rhus verniciflua Stokes]의 樹脂로, 여름에 나무껍질을 상처 내어 스며 나오는 수지(樹脂, resin)를 건조.

⊂ KHP, ChP

속씨식물군(Angiosperms ; 被子植物)
  진정쌍떡잎식물군(Eudicots ; 眞雙子叶植物)
    핵심진정쌍떡잎식물군(Core Eudicots ; 核心眞雙子叶植物)
     장미군(Rosids ; 蔷薇類植物)
       아욱군(Malvids ; 錦葵類植物) – 진정장미군 II(Eurosidis II ; 眞蔷薇一類植物)
        무환자나무목 (Sapindales ; 無患子目)
          옻나무과 (Anacardiaceae ; 漆樹科)

【성상】 

옻나무

[ 옻나무 Toxicodendron vernicifluum (Stokes) F.A.Barkley ]

건칠

[ 건칠(乾漆) Toxicodendri Resina ]

크기가 고르지 않은 黑褐色 덩어리로 부서지기 쉽다. 부서진 면은 진한 褐色으로 광택이 있다.

【산지】

中國이 원산지이며, 우리 나라 각지에 분포한다.

【성분】

生漆 중의 urushiol (BP 200℃) 이 laccase작용으로 공기 중에서 산화되어 생성된 黑色의 樹脂로서, urshinol이 80%, hydrourshinol이 소량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laccase, gum 및 mannitol 등을 함유한다.

【작용】

∙ 평활근경련억제, 강심(소량에서), 심박억제, 중추마비(대량에서) 작용을 한다.

∙ 乾漆炭은 지혈작용을 한다.

 

【성미】 性溫 味辛苦 小毒   【귀경】 肝·脾經

【효능】 破血祛瘀 消積 殺蟲

【주치】 治婦女經閉  癥瘕  瘀血  蟲積腹痛

【해설】

《本草經疏》乾漆 能殺蟲消散 逐腸胃一切有形之積滯

1. 破血祛瘀 消積 : 辛散苦泄+溫通行滯 → 破血功堅

① 瘀血阻滯로 인한 經閉痛經과 癥瘕 등을 치료    ex. 大黃蟅蟲丸-大黃 蟅蟲 水蛭 當歸 川芎 桃仁 등

② 寒積으로 인한 月經閉塞 癰疽 등에 응용    ex. 婦人의 血瘕, 月水不通, 臍下堅如杯, 發熱羸瘦 → 地黃汁과 함께 煎煮하여 丸劑로 만들어 酒調服

③ 少陰人에 해당되는 약물

④ 최근 久積으로 인한 각종 癌에 응용 시도

2. 殺蟲 : 蟲積腹痛에 응용(오늘날 臨床에서 많이 쓰지 않음)

3. 반드시 炮製하여 적용하며 煎劑에 넣는 것은 마땅하지 않음

4. 옻독(漆毒)의 解毒

1) 전통적인 방법 : ① 生薑汁塗之 ② 石蟹取汁塗之 ③ 鷄子黃塗之 ④가재를 먹거나 거위를 잡아 안의 卵을 먹는다 ⑤ 紫蘇葉을 짓찧어서 바른다 ⑥ 참기름을 먹고 바른다 ⑦ 鐵漿水(쇠닦은 물)을 바른다 ⑧ 우물 속의 이끼를 바른다 ⑨ 川椒를 다려서 씻거나 은행잎을 달여먹는다. ⑩ 貫衆 蘇葉을 달여서 먹고 그 물로 씻는다 ⑪ 밤나무 생껍질을 벗겨 삶아 따뜻한 상태로 씻는다 등

2) 외용약 : 蜀椒 및 紫蘇 전탕액으로 도포8

3) 내복약9

① 發疹 위주일 때 : 銀翹散去豆豉加細生地丹皮大青葉倍元參方《溫病條辨》 銀翹散 去豆豉 加細生地四錢 大青葉三錢 丹皮三錢 元參加至一兩

② 發斑 위주일 때 :
化斑解毒湯《麻疹闡注》 石膏 升麻 知母 鼠粘子 甘草 玄參 淡竹葉 加減. 大便閉 加大黃. 또는
化斑湯《溫病條辨》 石膏一兩 知母四錢 生甘草三錢 元參三錢 犀角二錢 白粳米一合.  水八杯 煮取三杯 日三服 渣再煮一鐘 夜一服.

【포제】 

燘煆 또는 炒炭하여 사용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또는 논문 참조)

① 燘煆 : 잡질을 제거한 乾漆을 작은 덩어리로 만들어 用器에 넣고 지름이 좀 작은 용기를 덮어 白紙를 바르고, 두 用器의 틈을 黃泥로 잘 封해서 白紙가 黃色이 될 정도로 가열한 다음 식혀서 粉末로 사용하거나 또는

② 炒炭 : 藥性이 남을 정도로 까맣게 볶아서 사용한다.

【용량】

2~4g (丸劑 散劑로 服用).

【금기】

孕婦와 身體虛弱者 및 無瘀血者는 服用을 禁한다. 10

【배합례】

대황자충환 大黃蟅蟲丸《傷寒雜病論(桂林古本)》 五勞虛極羸瘦 腹滿不能飲食 食傷 憂傷 飲傷 房室傷 飢傷 勞傷 經絡榮衛氣傷 內有乾血 肌膚甲錯 兩目黯黑 緩中補虛 大黃庶蟲丸主之 (治經閉 癥瘕)
: 大黃十兩 黃芩二兩 甘草三兩 桃仁一升 杏仁一升 芍藥四兩 地黃十兩 乾漆一兩 蝱蟲一升 水蛭百枚 蠐螬一升 庶蟲半升. 右十二味 末之 煉蜜和丸 如小豆大 酒飲服五丸 日三服

② 목향빈량환 木香檳榔丸≪仁齋直指方論≫ 殺下諸蟲
:雞心檳榔一兩 木香 鶴虱 貫眾 錫灰 乾漆燒煙盡 使君子肉各半兩 輕粉二錢 雷丸 巴豆肉各二錢半. 上細末飛 白面糊丸麻子大. 每服二十粒 五更粥飲下 或菖蒲石榴根煎湯下.

③ 증미사물탕 增味四物湯《東醫寶鑑》 治血積
: 四物湯料 加 三稜 蓬朮 乾漆 肉桂 各等分 煎服[東垣]

④ 생지황탕 生地黃湯《東醫寶鑑》 治蓄血證 脈沈細微 膚冷 臍下滿 或狂 或躁 大便色黑 小便自利. 老幼氣弱者 尤宜
: 生地黃汁一升無則用生乾地黃二兩 乾漆炒烟盡半兩 生藕汁半升無則用刺薊汁一升半 生藍葉一握剉無則用乾末半升 虻蟲二十箇炒 水蛭十箇炒 大黃一兩剉 桃仁硏半兩. 右水三升同熬 至二升 放冷 分二服 先服至半日 許血未下 再服之. 此藥 比抵當湯丸甚輕. 恐抵當丸 下血不止 故以此湯主之<海藏>

⑤ 침사환 針砂丸 《醫學正傳》 (集驗方) 治穀疸 酒疸 濕熱發黃等證
: 針砂半斤醋炒紅 蒼朮四兩米泔浸 香附四兩童便浸 神麯炒微黃 茵蔯薑汁炒 麥芽麩炒各二兩 芍藥 當歸酒洗去頭 生地黃 川芎 青皮去穰炒 各一兩五錢 陳皮去白 莪朮醋煮 三棱醋煮 各二兩 梔子去殼炒 薑黃 升麻 乾漆炒煙盡 各五錢. 上為細末 醋糊為丸 如梧桐子大 每服六七十丸 薑湯送下.

⑥ 통경환 通經丸《醫學入門》 治經候不通 臍腹疼痛 或成血瘕
: 川椒 莪朮 乾漆 當歸 青皮 乾薑 大黃 桃仁 紅花 桂心 各等分 為末 用一半和醋熬成膏 調余藥為丸梧子大 每五十丸 空心醋湯溫酒任下.

 


  이상은 아래의 교재 해당 부분을 편집자의 의도에 맞추어 수정하여 요약 기술하고, 현지답사에서 확보한 사진 자료 및 해당 본초가 사용된 방제, 강의 요약 등을 추가한 것입니다. 본초학각론 강의자료(우석대, 부산대, 원광대)의 오류를 교정하고 보충하기 위해 여기에 게시합니다.

1: 전국한의과대학본초학공동교재편찬위원회. 本草學. 서울:영림사. 2020:469-70.
2: 주영승. 증보운곡본초학. 전주:도서출판우석. 2013:1001-5.
3: 신민교. 정화임상본초학. 서울:영림사. 2010:553-4.

일러두기

· 기원의 학명은 정명을 기준으로 기술하였으며, 생약명도 이에 맞추어 기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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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락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세한 해설은 위의 교재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 전국한의과대학 방제학 공통교재에 수재된 처방은 번호를 붉은 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 배합례의 처방에는 전문한의약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무자격자가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각주

  1. ≪東醫寶鑑≫ 蓄血卽瘀血積蓄也. 傷寒熱病身黃尿黑如狂喜忘者爲蓄血也.<仲景> 海藏曰喜忘發狂身黃尿黑疾已甚也.但小腹滿小便不利者輕也. 蓄血外證痰嘔燥渴昏聵迷忘常喜湯水潄口<直指>. 凡病日輕夜重便是瘀血又常喜潄水而不欲下咽<入門>.
    참고. ≪傷寒雜病論≫에서 부터 언급되는 축혈증(蓄血證)의 일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인한 황달 또는 간성 뇌증과 유사하다. 특히, ‘如狂 喜忘’은 간의 해독 기능이 저하되어 암모니아와 같은 독성물질이 혈액에 축적된 후 뇌에 도달하여 생기는 증상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 건칠(乾漆)을 구하기 어렵고, 심하지 않은 축혈증(蓄血證)이라면 시호파어탕(柴胡破瘀湯)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柴胡破瘀湯≪醫學入門≫ 治熱入血室 及蓄血證. 柴胡二錢 黃芩 半夏 赤芍藥 當歸 生地黃各一錢 桃仁 五靈脂 甘草 各五分. 右剉作一貼水煎服
  3. 뱃속에 만져지는 덩어리가 고정적이면 (積), 유동적이면 취(聚)라고 한다. 만성적인 기능장애로 유발된 소화기 내벽의 부종이 대표적인 적(積)의 예이며, 소화기 내의 가스로 인한 팽창이 대표적인 취(聚)의 예이다. 또한, 지금의 한의학에서는 현대의 각종 종양을 적취(積聚)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4. ≪本草彙言≫乾漆 化瘀血 消蟲積 斷屍勞之藥也.
    ≪本經逢原≫乾漆灰辛溫 性善下降而破血 故消腫殺蟲 通月閉 皆取去惡血之用. 而《本經》治絕傷補中 是取其破宿生新之力也. 蓋胃中有瘀積留滯 則陽氣竭絕. 不能敷布中外 故臟腑筋骨髓腦皆失營養 乃致健運失常 肢體緩 用此以鏟除瘀積. 中氣得復 絕傷皆續 而緩急和矣. 生漆去長蟲 故《千金》去三蟲 方以之為君 三蟲去 輕身長年所不待言 但恆人艱於久服耳. 元素云 削年深堅結之積滯 破日久凝結之瘀血 斯言盡乾漆之用矣.
  5. 앞의 ≪本經逢原≫ 원문 참조.
  6. 이러한 포제법을 密閉煅法 또는 悶煅法, 暗煅法, 閉鍋煅, 煅炭이라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
  7. KHP에서는 ‘Lacca Rhois Exsiccata’라고 수재함.
  8. 심한 漆瘡에는 如意金黃散에 蜀椒와 大靑葉을 가미하여 쓴다.
    如意金黃散《外科正宗》 治癰疽 發背 諸般疔腫 跌撲損傷 濕痰流毒 大頭時腫 漆瘡 火丹 風熱天泡 肌膚赤腫 乾濕腳氣 婦女乳癰 小兒丹毒 凡外科一切諸般頑惡腫毒 隨手用之 無不應效 誠為瘡家良便方也.
    : 天花粉(上白十斤) 黃柏(色重者) 大黃 薑黃 白芷(各五斤) 紫厚朴 陳皮 甘草 蒼朮 天南星 (各二斤).
    以上共為咀片 曬極乾燥 用大驢磨連磨三次 方用密絹羅廚篩出 瓷器收貯 勿令泄氣. 凡遇紅赤腫痛 發熱未成膿者 及夏月火令時 俱用茶湯同蜜調敷, 如微熱微腫及大瘡已成 欲作膿者 俱用蔥湯同蜜調敷, 如漫腫無頭 皮色不變 濕痰流毒 附骨癰疽 鶴膝風症等病 俱用蔥酒煎調, 如風熱惡毒所生 患必皮膚亢熱 紅色光亮 形狀遊走不定者 俱用蜜水調敷, 如天泡 火丹 赤遊丹 黃水漆瘡 惡血攻注等症 俱用大藍根葉搗汁調敷 加蜜亦可, 湯潑火燒 皮膚破爛 麻油調敷. 具此諸引理取寒熱溫涼制之. 又在臨用之際 順合天時 洞窺病勢 使引為當也.
  9. 약간의 소양감만 있는 등의 증상이 미약할 때에는 升麻葛根湯류의 發散하는 처방을 가감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發疹이나 發癍의 증상이 심할 때 發散하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옻독으로 한방의료기관에 내원하는 환자는 세티리진(cetirizine)과 같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발현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우에는 여기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氣分과 營分에 동시에 발병한 熱證으로 간주하고 溫熱病에 준하여 치료함이 낫다.
  10. 《本草經集注》半夏爲之使. 畏雞子.  / 《經驗方》怕漆人不可服.  / 《本草從新》虛人及慣生大瘡者戒之. / 《本草求原》胃虛人忌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