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라메디카닷넷

한약의 모든 것

메인상단(header advertising area)

Kawasaki Corona

가와사키병을 겸한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 감염 질환


 이번 글은 기초의학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의안(醫案)입니다. ※ 여기의 처방은  문헌에 근거하여 한의학 고유의 변증체계와 배합원리를 적용하여 구성한 것이므로 응용하는 질환의 특성상 한의사의 정확한 변증없이 임의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무자격자가 임의로 처방할 경우 의료법 및 약사법에 의거하여 처벌받을 수 있으며, 임의 복용 후 발생하는 부작용은 온전히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또한, 처방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는 제제 개발에 활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Reported by Guemsan Lee. Department of Herbology, Wonkwang Univ.
Revised by Jung-Hoon Kim. Division of Pharmacology, Pusan National Univ.

 

  3월 12일 늦은 밤, 조카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3월 8일 화요일 밤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틀이 지나도 내리지 않아 3월 10일에 입원하였다 합니다. 돌 전후에 있는 돌치레인 것 같다는 담당의의 의견이 있었다 합니다. 11개월이니 때가 되었기도 하고 지방에 있는 저로써는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치료 잘 받으라고 하고서 통화를 마쳤습니다. 다음 날(13일) 오전, 담당의가 밤새 나타난 고열 및 말초부종, 잇몸출혈 등의 증상으로 보아 가와사키병으로 의심된다하여 면역글로불로린을 투여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정오를 앞두고 그 소식을 전해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부산을 떨어 부랴부랴 한약처방을 내고 전탕을 마친 한약을 보온병에 담아 장거리 직송했습니다. 면역글로불로린 투여에도 37.5 ~ 38 °C이던 열은 한약 복용 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열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잠에 들더랍니다. 3번째 복용할 때 즈음에는 말초부종과 잇몸출혈이 가라앉고 다음 날 아침에는 멀쩡해졌습니다. 다음 날(3월 14일) 오전 가와사키병을 확진하기 위한 심초음파검사도 정상이었기에 다른 조치 없이 하루 경과 관찰 후 퇴원이라고 통보 받았다 합니다.

  퇴원 후 진단서와 의무기록지를 전해 받았습니다. 가와사키병으로 의심했으나 경과가 일반적이지 않게 좋고 심초음파소견도 정상이니 주상병을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질환 2019’으로 진단한 듯합니다.

  한방임상치료에 참고가 될 듯 싶어 아래와 같이 치료경과 및 처방을 정리하였습니다. 더불어 변증(變蒸)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영분증(營分證)의 관점으로 고찰을 덧붙였습니다.

 

1. 환자

○○○ (남/11개월)

 

2. 주상병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질환 2019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U072)

 

3. 부상병

탈수 ( E660 )

상세불명의 열 ( R5099 )

상세불명의 급성 인두염 ( J029 )

점막피부림프절증후군[가와사키] ( M303 )

 

4. 양한방 치료 경과

2022년 3월 8일 외출 후 밤부터 고열 (39°C 전후)

2022년 3월 10일 입원. 해열제 및 항히스타민제, 유산균제제, 진해제, 항생제 등 투여 (각종 바이러스 PCR 결과 음성)

2022년 3월 13일 가와사키병으로 진단 후 오전 10~11시부터 면역글로불로린 투여.

2022년 3월 13일 오후 4시 경 37.5~8°C 전후, 한약 50mL/2~3hr 복용 시작.

2022년 3월 13일 저녁 37° 이하로 내려가고 아이가 수면을 취함1. 열이 내려가고 안정된 후 자정 인근에 면역글로불로린 투여 중단. 한약은 자정까지 총 3회 복용.

2022년 3월 14일 오전 체온 정상, 심초음파 결과 정상 (총 누적 한약 복용량 400mL 이후 복용 중단)

2022년 3월 15일 퇴원

2022년 3월 16일 오전 비강출혈. 동일한 한약 400mL을 50mL/4~6hr으로 나눠서 재투약.

2022년 3월 17일 오전 비강출혈 지혈된 후에도 저녁까지 한약 복용 (이후 3월 25일까지 발열, 출혈 없음)

 

5. 양방치료 내역

(의무기록지로 갈음합니다.)

 

6. 한약치료

 

淸營湯加減

水牛角 30g
生地黃 15g2
玄蔘 麥門冬 金銀花 9g
連翹 荊芥穗3 6g
竹葉卷心 牧丹皮 石膏 知母 麥芽 3g

추출 : 물 1L, 중탕식전탕기 2hr
수득량 : 800mL
복용 : 50mL/2~3hr , 총 3일 복용 (성인 1일분이나 영아임을 고려하여 성인의 3분지 1로 복용)

 

7. 고찰

  ‘돌치레’를 한방에서는 열이 나면서 몸이 변한다 하여 ‘변증(變蒸)’이라고 합니다. 《천금요방(千金要方)》이라는 고의서에 의하면 ‘소증(小蒸)은 32일 간격으로 10회, 대증(大蒸)은 64일 간격으로 3회로 총 576일이 소요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젖먹이(嬰兒) 시기를 지난다고 본 셈입니다.

  양방에서는 ‘그냥 놔두면 자연히 낫는다.’는 인식이 강하며 그 치료도 ‘해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방은 역사가 오랜 만큼 이에 대응하는 방식도 여럿이며 상당히 자세합니다.

  한방에서는 대체로 저열이 주증일 경우에는 해기(解肌) 위주4로, 인후부종이 주증5에는 신량해표(辛凉解表) 위주6로, 고열이 주증일 경우에는 청리열(淸裏熱)7을 위주로, 경기(驚風)가 주증일 경우에는 진경안신(鎭驚安神)8위주로 치료합니다.  이외에도 비전형적인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처음에 ‘돌치레’로 판단하였던 해당 환자는 각종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 질환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다가 고열 및 말초부종, 잇몸출혈 등의 가와사키병으로 의심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난 특수한 경우입니다. 또는 병원의 진단과는 달리 심한 돌치레를 겪다가 우연히 가와사키병의 증상 나타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그 병명이야 어떻든 간에 한방에서는 심한 열증을 겪다가 열증이 점차 완화되는 대신 순환계의 증상이 주증상으로 대두되는 과정을 ‘열입영분(熱入營分)’이라고 표현하고  ‘영분증(營分證)’의 범주에 넣습니다.9 

  그러나 해당 환자는 확연한 열증을 위주로 하는 기분증(氣分證)이 없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순환계의 증상이 나타나는 영분증(營分證)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 특징10 입니다.

  그러므로 청영탕(淸營湯)을 골간으로 삼고 막바지에 이른 기분증(氣分證)을 대상으로 소량의 백호탕(白虎湯)을 더하여 처방을 구성하였습니다.

  관점에 따라 면역억제요법의 덕분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와사키병에서 해당 요법이 비교적 장기간 치료(급성기는 보통 10일)가 소요된다는 점, 코로나감열질환의 경우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열이 잘 되는 편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최소한 해당 환자에게 만큼은 양한방병용치료가 효과적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해당 질환의 한방치료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8. 참고처방

○ 청영탕 淸營湯《溫病條辨》 淸營解毒 透熱養陰. 暑溫 邪入手厥陰 脈虛 夜寐不發 煩渴舌赤 時有譫語 目常開不閉 或喜閉不開及陽明溫病 邪在血分 舌黃燥 肉色絳 不渴者. 邪熱初入營分 身熱夜甚 口渴或不渴 時有譫語 心煩不眠 或斑疹隱隱 舌絳而乾 脈象細數.
: 犀角三錢 生地五錢 元參三錢 竹葉心,一錢 麥冬三錢 丹參二錢 黃連一錢五分 銀花三錢 連翹連心用,二錢. 水八杯 煮取三杯 日三服.

○ 은교산거두시가세생지목단피대청엽배원삼방 銀翹散去豆豉加細生地丹皮大青葉倍元參方《溫病條辨》
: 即於前銀翹散內去豆豉 加 細生地四錢 大青葉三錢 丹皮三錢 元參加至一兩

○ 백호탕 白虎湯≪傷寒論≫ 淸熱生津 解暑毒 解內外之熱 淸肺金 瀉胃火實熱. 治 : 陽明氣分盛熱. 壯熱面赤 煩渴引飲 大汗出 脈洪大有力或滑數, 傷寒 脈浮滑 此以表有熱 裏有寒, 三陽合病 腹滿身重 難以轉側 口不仁面垢 譫語遺尿 發汗則譫語 下之則額上生汗 手足逆冷 若自汗出者, 傷寒 脈滑而厥者 裏有熱, 傷寒大汗出後 表證已解 心中大煩 渴欲飲水 及吐或下後7-8日 邪毒不解 熱結在裏 表裏俱熱 時時惡風 大渴 舌上幹燥而煩 欲飲水數升者, 夏月中暑毒 汗出惡寒 身熱而渴, 一切時氣 瘟疫雜病 胃熱咳嗽發斑 小兒瘡皰隱疹伏熱, 溫病身熱 自汗口幹 脈來洪大 霍亂 傷暑發痧.
: 知母六兩 石膏碎,一斤 甘草炙,二兩 粳米六合 . 右四味 以水一斗 煮米熟 湯成去滓 溫服一升 日三服. 傷寒脈浮 發熱無汗 其表不解者 不可與, 脈浮弦而細者 不可與也, 脈沉者 不可與也, 不渴者 不可與也, 汗不出者不可與也.

 




각주

  1. 보호자의 전언에 따르면 한약을 복용시키면 얼마 후 곧바로 잠들고, 깨어나서 한약을 복용시키면 또 잠드는 과정을 반복했다 합니다.
  2. 전탕 당일 生地黃이 없어서 냉동보관하였던 地黃汁 8g으로 대체하였음.
  3. 전탕 당일 丹參이 없어서 꿀풀과(Lamiaceae) 기원 본초 중 淸熱, 消腫, 止血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대체하였음.
  4. 예. 葛根解肌湯《醫學心悟》 가감
  5. 편도선이 붓는 경우 포함
  6. 예. 銀翹散《溫病條辨》 가감
  7. 예. 白虎湯 또는 竹葉石膏湯《傷寒雜病論》 가감
  8. 예. 牛黃抱龍丸《醫方歌括》에서 중금속 제제를 빼고 다른 한약을 가감하여 사용.
  9. 최근(2022년 3월 기준)  70세 이상의 고위험군 환자가 코로나 오미크론에 감염된 뒤 심낭염이 급작스레 심화되는 경우도 영분증(營分證)의 범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대체로 겉으로 나타나는 열증이 특출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해당 영아 환자와 구분됩니다.
  10. 심한 기분증과 영분증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뜻에서 기영양번(氣營兩燔)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