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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칠(乾漆)과 우루시올(urushiol)


  한약재의 부작용이나 독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가공법이 있습니다. 앞서의 ‘반하와 천남성처럼 독성이 있는 한약재는 어떻게 사용할까?‘에서는 특정성분의 구조형태에서 기인한 물리적인 자극을 줄이기 위해 포제1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다양한 보조재료의 역할을 소개했습니다. 이번엔 건칠(乾漆)의 특정 성분이 포제를 통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지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글은 논문 ‘Urushiol의 화학적 변화를 통한 乾漆의 炮製法 고찰‘ 중 문헌고찰을 제외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입니다. 논문의 원문은 여기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reported by Jung-Hoon Kim. School of Korean Medicine, Pusan National Univ.
Eui-Jeong Doh. Research Center of Traditional Korean Medicine, Wonkwang Univ.

Guemsan Lee. College of Korean Medicine, Wonkwang Univ.

 

 옻나무의 수지(resin)를 건조한 것을 ‘건칠(乾漆)’이라 한다. 그러나 매우 강한 알러지성 접촉 피부염으로 대변되는 ‘옻독’이라는 복병이 있어 한의학 초기에는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 어혈을 변화시킨다(化瘀血)’는 효능을 활용키 위해 ‘옻독’을 극복하기 위한 가공법이 등장하였는데, 그 핵심은 ‘높은 온도로 열을 가한다’이다.  과거에는 항아리에 넣고 진흙으로 밀봉한 후 가열2하였다. 

 이는 옻독을 유발하는 우루시올(urushiol)이 높은 온도에서 열분해된다는 내용을 알지 못했던 고대로부터 18세기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로 얻어진 경험적인 지식이다. 

  예전엔 일종의 ‘비방’이나 ‘비법’처럼 취급되어 소수의 사람에 의해서만 이러한 가공을 거친 옻 제품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화 되어 시중에서 ‘옻독 오르지 않는 옻’이라 하여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주로 목재부분을 사용하는 식품과는 달리 한약재로서의 건칠은 상대적인 고농도의 수지(resin)를 약용하므로 가공할 때 더욱 주의를 요한다.

 이와 같은 포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여기에서는 건칠의 건조 및 가열을 통한 우루시올(urushiol)의 화학적 변화를 요약하였다.

  ( 건칠에 대한 한방 효능은 여기를, 기원 및 감별, 품질, 유통현황 등은 여기를 참조 )

 

우루시올(urushiol)의 구조

catechol을 골격으로 하여 0 ~ 3 개의 alkyl 사슬(이중결합 포함, C15~C17)이 결합된 구조를 이룬다. 사슬의 불포화결합이 증가할수록 피부자극 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칠(生漆)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함유된 우루시올(urushiol)의 변화

수지(resin)에 함유된 laccase에 의한 산화적 중합반응(oxidative polymerization)을 통해 urushiol의 benzen 고리-alkyl 사슬 결합 또는 alkyl 사슬끼리의 결합 등이 이루어져 urushiol 고분자중합체가 형성된다(그림 1).

이를 통해 안정성이 증가되고 갓 채취하여 얻은 생칠(生漆)에 비해 피부자극도 감소된다.

[ 그림 1. Laccase에 의한 urushiol 중합체(cross-linked urushiol polymers) 형성 과정 ]

 

건칠(乾漆)을 고온으로 가열하는 과정에서 함유된 우루시올(urushiol)의 변화

그러나 앞서의 건조라는 1차 가공 과정을 통해 얻은 건칠(乾漆)이라 할지라도 urushiol이 상당량 잔존한다. 이로 인해 피부자극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2차 가공을 통해 urushiol의 결합 구조를 분해함으로써 자극성을 감소시켜야 약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건칠을 200℃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면 중합체 형태의 urushiol의 구조가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은 아래 그림과 같다(그림 2).

[그림 2. Urushiol의 열분해 과정 ]

 

 요약하면, 갓채취한 옻의 수지(생칠)을 건조하여 건칠(乾漆)로 제조할 때 약간의 독성이 감소되지만, 본격적으로 약용하기 위해서 200℃ 이상의 온도로 가열하였다. 이를 고서에서는 ‘炒令烟盡 或燒存用’ 등으로 표현하였다.

 

Figures are referred and modified from the article: Jung-hoon Kim, Eui Jeong Doh, Guemsan Lee. Chemical change of urushiol during heating process of Toxicodendron vernicifluum resin. The Korea Jounrnal of Herbology2020;35(2):1-6.




각주

  1. 치료에 필요한 효능을 효과적으로 얻기 위한 모든 가공법
  2. 이를 ‘민단(悶煅)’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