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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위장염과 습온(濕溫)


 이번 글은 기초의학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의안(醫案)입니다. ※ 여기의 처방은  문헌에 근거하여 한의학 고유의 변증체계와 배합원리를 적용하여 구성한 것이므로 응용하는 질환의 특성상 한의사의 정확한 변증없이 임의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무자격자가 임의로 처방할 경우 의료법 및 약사법에 의거하여 처벌받을 수 있으며, 임의 복용 후 발생하는 부작용은 온전히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또한, 처방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는 제제 개발에 활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Reported by Guemsan Lee. Department of Herbology, Wonkwang Univ.
Revised by Jung-Hoon Kim. Division of Pharmacology, Pusan National Univ.

  2023년 2월 22일 오전, 물설사로 심하게 고생한지라 조문할 상황이 안되어 모 교수님께 부의금 전달을 부탁한다 했더니 자신의 주위에도 십여명 가까이 ‘통설(洞泄)’로 고생했다 전해줍니다. 한방재활치료 받으러 갔더니 수련의 한 명도 5일 넘도록 고생 중이라 합니다.

  지금이 한창 철인가 봅니다. 생굴이나 생전복을 먹고 탈이 나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만, 본인도 그 대열에 합류할 줄은 몰랐습니다.

  노로바이러스(Norovirus, NV, 诺如病毒)에 의해 발생하는 위장염(Norovirus Gastroenteritis)은 호스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설사가 주요한 증상입니다. NV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항바이러스제도 없고 예방 백신도 없는 터라 병원에서도 대증 치료로 갈음합니다. 건강한 사람이야 2~3일 안에 회복된다고 하지만, 대게 바이러스 감염이 그렇듯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심하게 고생하기 마련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심한 탈수에 이르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한방에서는 생냉지물(生冷之物)을 섭취하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식상(食傷), 오한 발열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유상한(類傷寒), 토하고 설사한다는 점에서 곽란(霍亂), 역병처럼 주위에서 동시다발한다는 점에서 시역(時疫), 습열증의 전형적인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습온(濕溫) 등의 범주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이 의안에서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급성위장염을 앓는 동안 순수한 한방치료로 대응한 본인의 경과 기록과 처치를 기술하고, 간단한 문헌 고찰을 통해 한의학에서 해당 질환을 어떻게 분류1할지와 실증에 적합한 추천처방을 제시하였습니다.

(‘통설(洞泄)’이라는 주증상을 기준으로 한다면 총 이틀의 기록이면 충분하나 이해를 돕기 위해 사흘의 기록을 첨부합니다.)

 

1. 경과

  일요일, 몇 년만의 모임에서 점심으로 회를 먹었습니다. 작년(2022년)에 생굴을 섭취하고 다음 날 하루 정도 다른 증상 없이 물설사 몇 번을 겪은 뒤로 패각류는 피했습니다만, 이 날따라 아무 생각 없이 속이 든든할 정도로 잘 먹었습니다.

  요일 새벽 뱃속이 불편하여 잠깐 깼으나 다시 잠들었습니다. 오전 7시 즈음 수양변(水樣便)을 쏟아 냅니다. 이때부터 시작입니다. 근 1~2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립니다.

  오후, 반복되는 화장실행으로 지쳐갑니다. 항문이 따가웠으나 설사 후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하며 버텼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번처럼 이러다가 말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늦은 오후, 소변은 나오지 않는데다가 그렇게나 내보냈는데도 불구하고 뱃속의 꾸르륵 소리는 더 심해지고 배꼽을 둘러 상행 ~ 횡행 ~ 하행 결장이 있는 부위에 쓰라림까지 느껴집니다. 오슬오슬한 오한도 겸합니다. 그제서야 전날의 식단을 곰곰이 돌이켜보고 노로바이러스를 생각해냅니다. 가감정기산(加減正氣散)에 황금활석탕(黃芩滑石湯)을 떠올렸으나 집에 없는 약이 많습니다. 비상용으로 사둔 엑스제제를 뒤적거리니 곽정산엑스와 황련해독탕정제가 나옵니다. 아쉽게도 활석이 포함된 엑스제제나 정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혼자 있는 자녀를 두고 어디 갈 수도 없고 해서 자가 치료하기로 결정합니다. 곽정산엑스 약 6g을 황련해독탕정제 1포와 함께 미지근한 물로 복용합니다.

  저녁, 가족이 하나 둘 귀가하여 부풀어 오른 배 상태를 보고는 걱정합니다. 저녁 식사는 죽으로 때웁니다. 애를 봐줄 사람이 생기자 마음이 풀어져 지친 상태로 잠깐 수면에 듭니다.

  야밤(자정 1시간 전?),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쓰라림은 많이 가라앉았고 오한도 줄었습니다. 곽정산엑스만 6g정도 복용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요일 오전 8시 즈음, 역시 물설사를 합니다. 아침은 거르고 곽정산엑스를 6g 복용하고서는 누워있다 깜박 잠에 듭니다. 할 일이 있어 점심 즈음 늦게라도 출근합니다. 아차차, 곽정산을 챙긴다고 생각만 하고서는 두고 왔습니다. 오전 11시(출근 직전), 오후 2시(출근 후), 오후 6시 즈음 화장실에 들렀습니다. 횟수는 줄었으나 물설사는 여전합니다. 화장실 갈 때만 배꼽을 둘러 약간의 쓰라림이 느껴지고 오한은 없습니다. 대신 약간 입술이 마릅니다. 부풀어 올랐던 배는 최고치의 반 정도로 가라앉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소변 소식은 없습니다. 비몽사몽이라 적절한 약을 조제해서 복용한다는 것도 잊었습니다.

  저녁 7시 즈음, 귀가하여 곽정산엑스를 6g정도 복용합니다. 저녁은 역시 흰쌀죽으로 때웁니다. 설사를 많이 해서 허기가 지며 힘이 없고 약간 갈증이 느껴집니다. 탈수 초기 증세입니다. 힘이 없으니 수액 맞으러 다시 나가기도 귀찮습니다. 오즙음(五汁飮)을 떠올렸지만 들어가는 약을 지금 구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꿀 세 숟가락을 넣어 중탕한 배 하나와 구운 바나나를 부탁합니다.

  밤 10시 즈음, 화장실을 한 번 더 다녀왔는데 오전처럼 내뿜지는 않습니다. 산책하듯 집안을 이리저리 삼십여분 정도 돌아다니니 숨차고 어지럽습니다. 생맥산(生脈散)이 필요하지만 역시 있을 리가 만무합니다. 다행히 코로나 후유증 대비로 사둔 경옥고(瓊玉膏)가 생각나 한 포 뜯어서 복용합니다. 인삼(人參)과는 천적인 체질이지만 두 눈 꼭 감고 복용2합니다.

  밤 11시 즈음, 아까 부탁한 배와 구운 바나나를 먹고, 곽정산엑스 6g을 복용한 뒤 신호가 오나 기다려 봅니다. 상복부 답답함은 있어도 화장실 신호는 없습니다.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란셋을 찾아 엄지손가락 소상혈(少商穴)을 사혈합니다. 자정 즈음엔 답답함도 좀 가시는 듯해 잠자리에 듭니다.

  요일 오전 8시 즈음, 첫 화장실은 역시 물설사입니다. 그런데 시원하다는 느낌이 옵니다. 어제처럼 쳐지지도 않습니다. 많지는 않으나 소변도 나옵니다. 근 48시간만의 소변이 그렇게나 반갑습니다. 이제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걱정은 되어 곽정산엑스 6g을 복용하고 아침을 거르고 출근합니다. 밀린 일이 있어 서두르다 보니 또 약을 잊었습니다. 출근해서 보니 조문을 가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주 먼 곳인데 가다가 화장실이 급해지면 아주 곤란하므로 다른 교수님께 사정을 설명하고 부의금 전달만 부탁합니다. 이런저런 잡다한 일을 하다 처방을 낼 시기를 놓쳤습니다. 대신 급한대로 커피를 묽게 내려 따뜻하게 마시고 목디스크 재활치료 받으러 한방병원에 갑니다.

  점심, 누룽지탕과 된장국, 자극적이지 않은 반찬을 꼭꼭 씹어서 먹습니다. 오후 2시 즈음, 변의가 느껴져 화장실에 갔지만 많이 무른 변으로 약간량만 봅니다. 이뇨를 촉진하고 성질났을 장점막을 달래주면 마무리가 되겠다 싶어 실험실 학생에게 사습탕(瀉濕湯) 2첩 전탕을 부탁합니다. 오후 5시 즈음엔 형태가 잡힌 무른 변으로 아주 약간 보았습니다. 퇴근 직전 사습탕 반포를 복용합니다. 집에 도착할 즈음엔 눈도 밝아진 느낌입니다.

  저녁 7시 전후, 자극적이지 않은, 거의 평소와 같은 식사를 합니다. 화장실이 필요한 큰 소식은 없고 소변을 정상적으로 봅니다. 사습탕(瀉濕湯) 1일분 중 6분지 5는 여전히 남아있는데 필요 없을 듯 합니다.

 

2. 한방 처치 내용 요약

  앓는 동안 이거라도 써야지 싶어 사용한 제제와 처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형화된 처방은 아래 ‘4. 추천 처방’에 있습니다. 이 일을 겪고 집에 藿香 滑石 黃芩 豆蔲 등을 구비해두어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 복용 한약 (병환 중 총 복용량)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엑스 6g * 6회 / 48hr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정제 1회분

경옥고(瓊玉膏) 1포

사습탕(瀉濕湯) 0.5포(6분지 1일분)

○ 기타 처치 및 식이

침구 : 소상혈(少商穴) 사혈

식이  : 흰쌀죽(일 2회, 월~화), 꿀과 함께 중탕한 배(1회, 화). 익힌 바나나 2개(1회, 화). 수요일 점심부터 자극적이지 않은 담담한 음식 섭취.

 

3. 고찰

  戴天章(淸)은 1675년에 저술한 《廣瘟疫論》에서 ‘시역(時疫)은 본디 설사증이 많다. 표증 초기에는 곧 하루에도 여러 번 냄새가 심한 물설사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동 책에서 ‘초기에 수족이 싸늘하고 오한이 들며 구토하고 배가 아프고 설사하는 모양이 태음한증(太陰寒證)과 유사하나, 시역으로 인한 것은 입냄새가 심하고 입안이 끈적거리며 설태가 희고 거칠며 소변이 누렇고 정신이 번조한 것은 태음에서 발한 시역이다. 번조증이 가벼우면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심하면 달원음(達原飲)을 쓴다.’고 하여 상한의 태음증과 구분합니다.

  또한, ‘시역자리(時疫自利)는 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배가 그득하나 딱딱하거나 맺힌 부분은 없고 때로 꾸르륵거리는 것은 열이 소장방광에 있어 축수(蓄水)된 것이니 사령산(四苓散), 저령탕(猪苓湯), 익원산(益元散)을 선용한다.’고 하였습니다.

《廣瘟疫論》원문 펼치기

兼痢

時疫本多自利證 表證初起即每日解數次稀臭水者是也 詳見後自利條下. 更有春夏之交得時疫 即兼下利紅白而裡急後重者 名為疫痢. 初起慎不可從痢治 蓋痢屬裡證 今兼疫邪之發熱‧頭痛為表裡俱病 先用治疫之法解其表 表解而里自和 其痢多有不治自愈者. 若用治痢之法先清其里 裡氣虛而表邪陷 輕者增其煩躁‧沉困 重者遂至嘔逆‧昏憒而危矣. 所以古人於疫痢初起專主倉廩湯 其方乃人參敗毒散一意解表 但加陳倉米以和中養脾胃. 俟表證解後 裡熱證具 方可議清‧議下 不但香連‧芍藥‧承氣之類宜緩 即淡滲分利之劑 亦宜緩投於表證未解之先也. 若太陽證不見 而微見少陽 陽明證者 則柴葛五苓散不妨借用.

痢證夾表不可清裡 不特時疫兼證為然 凡一切痢證微兼身熱 即宜慎用苦寒淡滲 用之若早 必增嘔逆 此歷驗不爽者.

疫證兼利 其熱勢反多緩 亦由痢為暑氣 陽中之陰 能和亢陽 且鬱蒸之熱有所疏泄故也. 若疫毒太甚 驟發即下純紅‧純紫惡血 或兼見舌煩‧譫妄諸惡證者 黃連‧大黃又在急用 不可拘此論矣.

自利

時疫自利皆熱證也 其所利之物與內虛內冷者自別. 冷利之色淡白 熱利之色正黃 甚有深黃‧醬色者, 冷利稀薄 熱利稠黏, 虛冷利散而不臭 熱利臭而多沫, 虛冷易出 熱證努圊, 冷利緩 熱利暴注下迫而裡急 此辨時疫熱利與諸冷利之大概也.

時疫初起 有手足厥冷 惡寒 嘔吐 腹痛自利者 全似太陰寒證. 辨其為疫 只在口中穢氣作黏 舌上白苔粗厚 小便黃 神情煩躁 即可知其非寒中太陰 是時疫發於太陰也. 煩躁輕則藿香正氣散 煩躁甚則用達原飲 一‧二服後即見三陽熱證矣. 此時若用溫中藥 轉見四肢逆冷 手足青紫而死 不可不細察也.

時疫初起 頭疼‧發熱而自利 九味羌活湯. 傳變太陽‧少陽合病 身熱‧口苦 咽乾‧目眩而自利者 黃芩湯 兼嘔加半夏. 傳裡舌黃‧譫妄而自利者 按其心下至少腹有硬痛處 與大承氣湯, 無硬痛處 小承氣‧小陷胸‧大柴胡選用. 此在下其熱 不必以結為主 故雖無硬痛 亦主大黃. 時疫自利而小便不利 腹滿而無硬塊 時作腸鳴者 熱在小腸膀胱而蓄水也 四苓散‧豬苓湯‧益元散選用.

時疫自利受補者少 至屢經清‧下無表裡證 自利漸至清穀而脈微細者 則六君子湯‧補中益氣湯‧理中湯 又所當酌用也.

 

  후대의 吳鞠通(淸)은 유사하지만 각기 다른 병증이므로 곽향정기산 하나로만 대응할 수는 없다고 하며 증에 따라 습이 중한 경우에는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을 일 ~ 오가감정기산(一 ~ 五加減正氣散)의 다섯가지 처방으로 재구성하여 제시하였는데, 이 질환의 경우엔 삼~오가감정기산이 적당합니다. 다만, 열증이 중한 경우에는 황금활석탕(黃芩滑石湯)을 제시하였습니다.

《溫病條辨》원문 펼치기

五八. 三焦濕鬱 升降失司 脘連腹脹 大便不爽 一加減正氣散主之.

再按此條與上第五十六條同為三焦受邪 彼以分消開竅為急務 此以升降中焦為定法 各因見證之不同也.

一加減正氣散方 : 藿香梗(二錢) 厚朴(二錢) 杏仁(二錢) 茯苓皮(二錢) 廣皮(一錢) 神麯(一錢五分) 麥芽(一錢五分) 綿茵陳(二錢) 大腹皮(一錢). 水五杯 煮二杯 再服.

〔方論〕正氣散本苦辛溫兼甘法 今加減之 乃苦辛微寒法也. 去原方之紫蘇‧白芷 無須發表也. 去甘桔 此證以中焦為扼要 不必提上焦也. 只以藿香化濁 厚朴‧廣皮‧茯苓‧大腹瀉濕滿 加杏仁利肺與大腸之氣 神麯‧麥芽升降脾胃之氣 茵陳宣濕鬱而動生髮之氣 藿香但用梗 取其走中不走外也. 茯苓但用皮 以諸皮皆涼 瀉濕熱獨勝也.

五九. 濕鬱三焦 脘悶 便溏 身痛 舌白 脈象模糊 二加減正氣散主之.

上條中焦病重 故以升降中焦為要. 此條脘悶便溏 中焦證也 身痛舌白 脈象模糊 則經絡證矣 故加防己急走經絡中濕鬱, 以便溏不比大便不爽 故加通草‧薏仁 利小便所以實大便也, 大豆黃卷從濕熱蒸變而成 能化蘊釀之濕熱 而蒸變脾胃之氣也.

二加減正氣散(苦辛淡法) : 藿香梗(三錢) 廣皮(二錢) 厚朴(二錢) 茯苓皮(三錢) 木防己(三錢) 大豆黃卷(二錢) 川通草(一錢五分) 薏苡仁(三錢). 水八杯 煮三杯 三次服.

六十. 穢濕著里 舌黃脘悶 氣機不宣 久則釀熱 三加減正氣散主之.

前兩法 一以升降為主 一以急宣經隧為主, 此則以舌黃之故 預知其內已伏熱 久必化熱 而身亦熱矣 故加杏仁利肺氣 氣化則濕熱俱化 滑石辛淡而涼 清濕中之熱 合藿香所以宣氣機之不宣也.

三加減正氣散方(苦辛寒法) : 藿香(連梗葉 三錢) 茯苓皮(三錢) 厚朴(二錢) 廣皮(一錢五分) 杏仁(三錢) 滑石(五錢). 水五杯 煮二杯 再服.

六一. 穢濕著里 邪阻氣分 舌白滑 脈右緩 四加減正氣散主之.

以右脈見緩之故 知氣分之濕阻 故加草果‧楂肉‧神麯 急運坤陽. 使足太陰之地氣不上蒸手太陰之天氣也.

四加減正氣散方(苦辛溫法) : 藿香梗(三錢) 厚朴(二錢) 茯苓(三錢) 廣皮(一錢五分) 草果(一錢) 楂肉(炒 五錢) 神麯(二錢). 水五杯 煮二杯 渣再煮一杯 三次服.

六二. 穢濕著里 脘悶便泄 五加減正氣散主之.

穢濕而致脘悶 故用正氣散之香開, 便泄而知脾胃俱傷 故加大腹運脾氣 穀芽升胃氣也. 以上二條 應入前寒濕類中 以同為加減正氣散法 欲觀者知化裁古方之妙 故列於此.

五加減正氣散(苦辛溫法) : 藿香梗(二錢) 廣皮(一錢五分) 茯苓塊(三錢) 厚朴(二錢) 大腹皮(一錢五分) 穀芽(一錢) 蒼朮(二錢). 水五杯 煮二杯 日再服.

按今人以藿香正氣散 統治四時感冒 試問四時止一氣行令乎?抑各司一氣 且有兼氣乎?況受病之身軀臟腑 又各有不等乎?歷觀前五法 均用正氣散 而加法各有不同 亦可知用藥非絲絲入扣 不能中病 彼泛論四時不正之氣 與統治一切諸病之方 皆未望見軒岐之堂室者也 烏可云醫乎!

六三. 脈緩身痛 舌淡黃而滑 渴不多飲 或竟不渴 汗出熱解 繼而復熱 內不能運水穀之濕 外復感時令之濕 發表攻裡 兩不可施 誤認傷寒 必轉壞證 徒清熱則濕不退 徒祛濕則熱愈熾 黃芩滑石湯主之.

脈緩身痛 有似中風 但不浮 舌滑不渴飲 則非中風矣. 若系中風 汗出則身痛解而熱不作矣, 今繼而復熱者 乃濕熱相蒸之汗 濕屬陰邪 其氣留連 不能因汗而退 故繼而復熱. 內不能運水穀之濕 脾胃困於濕也, 外復受時令之濕 經絡亦困於濕矣. 倘以傷寒發表攻裡之法施之 發表則誅伐無過之表 陽傷而成痙, 攻裡則脾胃之陽傷 而成洞泄寒中 故必轉壞證也. 濕熱兩傷 不可偏治 故以黃芩‧滑石‧茯苓皮清濕中之熱 蔻仁‧豬苓宣濕邪之正 再加腹皮‧通草 共成宣氣利小便之功 氣化則濕化 小便利則火腑通而熱自清矣.

黃芩滑石湯方(苦辛寒法) : 黃芩(三錢) 滑石(三錢) 茯苓皮(三錢) 大腹皮(二錢) 白蔻仁(一錢) 通草(一錢) 豬苓(三錢). 水六杯 煮取二杯 渣再煮一杯 分溫三服.

 

 한편, 《東醫寶鑑》에서는 통설(洞泄)에 사습탕(瀉濕湯), 위생탕(衛生湯), 만병오령산(萬病五苓散)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순수한 습사(濕邪)로 인하거나 또는 습사가 한사(寒邪)를 겸한 습설(濕泄)일 때 적당합니다. 특히, 만병오령산은 肉豆蔲, 訶子와 같은 삽장제를 포함하여 노로바이러스의 배출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더욱 적당치 않습니다. 다만, 사습탕에 포함된 芍藥 및 防風, 升麻의 조합은 심한 설사로 자극된 장점막을 진정시킬 수 있으므로 노로바이러스가 모두 배출된 뒤 빠른 회복을 위한 처방으로 고려될 수는 있습니다.

 

4. 추천 처방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위장관염(Norovirus Gastroenteritis)은 호스에서 물이 쏟아지듯 나오는 수양변(水样便)을 필두로 복통(腹痛), 장명(腸鳴), 오심(惡心)이나 구토(嘔吐), 상복부포만감(痞滿), 오한(惡寒), 발열(發熱)이 있으므로 상한(傷寒)의 범주로 취급하여 옛적에 유상한(類傷寒)으로 간주한 것도 일견 이해가 갈 듯도 합니다.

 그러나 대게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양이 적고 누런 경우(小便不利)가 많고 번조(煩燥)가 있으며 탈수로 인한 갈증이 있으므로  습온(濕溫)의 범주로 취급함이 옳다 사료됩니다. 더욱이 바이러스 배출을 방해할 수 있는 수렴지제가 적당치 않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이를 종합하면 해당 질환은  유상한(類傷寒)이나 단순한 식상(食傷)보다는 ‘습온(濕溫)에 의한 곽란(霍亂)’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증일 경우에는 ‘五加減正氣散合黃芩滑石湯加減’을 추천합니다.

 또한, 환자의 상황를 고려하여 보험제제로 대응할 경우에는 곽향정기산엑스와 황련해독탕엑스, 滑石 미량을 합용하면 되겠습니다.

 

五加減正氣散合黃芩滑石湯加減 조방 예시 (1첩)

茯苓 9g

土藿香 唐厚朴 北蒼朮 猪苓 6g

半夏製 陳皮 大腹皮 黃芩 滑石 4.5g

白豆蔲 白通草 穀芽炒 山楂炒 神麯炒 3g

○ 加減

열이나 동통, 소변불리가 심하면 黃芩 滑石의 양을 배로 증량함.

무력하고 숨이 차거나 기침하면 生脈散을 소량 더하거나 병용함.

○ 주의사항

전탕 후 가라앉은 滑石은 복용치 않도록 함.

허기졌을 때의 상황과 유사하면 꿀물 등처럼 당류를 섭취케 하거나 수액을 공급함.

이 처방은 실증에 적용할 수 있음. 만약, 분변 검사 상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고 오래 앓아 허증에 진입한 상태라면 병정을 살펴 다른 처방을 선용하여야 함.

 

5. 참고 처방

○ 곽향정기산 藿香正氣散《太平惠民和劑局方》 治傷寒頭疼 憎寒壯熱 上喘咳嗽 五勞七傷 八般風痰 五般膈氣 心腹冷痛 反胃嘔惡 氣瀉霍亂 臟腑虛鳴 山嵐瘴瘧 遍身虛腫, 婦人產前‧產後 血氣刺痛, 小兒疳傷 並宜治之.
: 大腹皮 白芷 紫蘇 茯苓去皮 各一兩 半夏 白朮 陳皮去白 厚朴去粗皮 薑汁炙 苦梗各二兩 藿香去土 三兩 甘草炙 二兩半. 上為細末 每服二錢 水一盞 姜錢三片 棗一枚 同煎至七分 熱服. 如欲出汗 衣被蓋 再煎並服.

○ 오가감정기산 五加減正氣散《溫病條辨》 (苦辛溫法) 穢濕著里 脘悶便泄 五加減正氣散主之.
: 藿香梗二錢 廣皮一錢五分 茯苓塊三錢 厚朴二錢 大腹皮一錢五分 穀芽一錢 蒼朮二錢. 水五杯 煮二杯 日再服.

○ 황금활석탕 黃芩滑石湯《溫病條辨》 (苦辛寒法) 脈緩身痛 舌淡黃而滑 渴不多飲 或竟不渴 汗出熱解 繼而復熱 內不能運水穀之濕 外復感時令之濕 發表攻裡 兩不可施 誤認傷寒 必轉壞證 徒清熱則濕不退 徒祛濕則熱愈熾 黃芩滑石湯主之.
: 黃芩三錢 滑石三錢 茯苓皮三錢 大腹皮二錢 白蔻仁一錢 通草一錢 豬苓三錢

○ 오즙음 五汁飲《溫病條辨》 (甘寒法) 梨汁 荸薺汁 鮮葦根汁 麥冬汁 藕汁(或用蔗漿). 臨時斟酌多少 和勻涼服 不甚喜涼者 重湯燉溫服.

○ 생맥산 生脈散 = 생맥탕 生脈湯 · 삼맥산 參麥散 · 생맥음 生脈飲 · 인삼생맥산 人參生脈散 · 정폐탕 定肺湯 · 삼맥오미음 參麥五味飲 《醫學啟源》卷下 . 益氣養陰 斂汗生脈. 治氣陰兩傷 肢體倦怠 氣短懶言 口乾作渴 汗多脈虛, 久咳傷肺 氣陰兩虧 乾咳少痰 食少消瘦 虛熱喘促 氣短自汗 口乾舌燥 脈微細弱, 或瘡瘍潰後 膿水出多 氣陰俱虛 口乾喘促 煩躁不安 睡臥不寧.
: 麥冬 人參 五味子 各等分

○ 사습탕 瀉濕湯《東醫寶鑑》 治洞泄
: 白朮炒三錢 白芍藥炒二錢 陳皮炒一錢半 防風一錢 升麻五分. 右剉作一貼 水煎服之.




각주

  1. 한습과 습온은 병의 진행이 다릅니다. 즉, 분류를 잘 해두면 이 질환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이 가능해지며, 약을 복용 후 나타나는 반응의 정상 여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아닌게 아니라 수요일 오전에 재채기 하고 코를 푸니 조그만 피딱지가 나왔습니다. 인삼을 복용하면 두통에 시달리거나 코피 터지는 일이 다반사니 되도록이면 두릅나무과 식물기원의 다른 약물로 대체하는데, 어쩔 수 없이 꼭 써야만 할 때는 맥문동을 세 배로 증량한 생맥산을 쓰거나 석고 소량과 함께 쓰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