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평간약(平肝藥)
한의학에서는 氣血을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분하는 생리기능의 일부를 ‘疏泄’이라 넓게 표현하고, 전신을 자양시키기 위하여 血의 생명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이에 연관된 모든 작용을 ‘藏血’이라 넓게 표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의 주요한 담당자로 ‘肝’을 지목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의학에서는 疏泄이나 藏血의 기능이 저애되어 나타나는 다양한 질환 중 신경계나 심혈관계에 영향을 끼쳐 운동이나 감각기능 이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 빈번하게 사용된 약물을 ‘平肝藥’이라 한다.
제2절 평간잠양약(平肝潛陽藥)
심한 울체나 고열뿐만 아니라 인체를 자양하는데 필수적인 혈(血)이나 진액(津液)과 같은 음(陰)적인 물질이 부족하게 되어 나타나는 운동 및 감각기능 이상이 있다. … 이와 같은 증상에 많이 사용한 약물을 인체의 상부에 있는 양(陽)적인 증상을 완화하여 평형을 찾았다는 의미에서 평간잠양약(平肝潛陽藥)이라 한다.
석결명(石決明) Haliotidis Concha
전복의 껍질을 ‘석결명’이라 하여 약용한다. 결명자처럼 안과 질환에 많이 응용하였는데, 딱딱하다 하여 이름 붙었다. 그러나 패각인만큼 비위가 허약한 이에게는 조심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한편, 일반적으로 식용하는 전복은 ‘포어육’이라고 하는데 소화장애를 거의 일으키지 않고 영양도 풍부하기에 지금도 환자의 회복식으로 흔하게 활용되고 있다.
모려(牡蠣) Crassostreae Concha
굴껍질을 ‘모려’라 하여 약용한다. 정신적인 긴장으로 인한 불수의적인 근육의 유동 및 두근거림, 땀, 목의 이물감 등에 ‘용골’과 동용하는 예가 많다. 고온으로 가열하여 분쇄한 것은 외용제로 사용하였다. 굴껍질에서 굴의 찌거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 분쇄하여야 함에 주의한다.
진주(珍珠) Margarita
보석의 일종인 ‘진주’도 약용하였다. 물론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사용되었는데 그마저도 가격이 높아 진주조개의 패각이 대용되기도 하였다. 진주는 유사한 효능이 있는 다른 패각류 약물에 비해 그 순도가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어 안약에 사용한 예가 가장 많다.
대자석(代赭石) Haematitum
붉은색을 띠는 적철광을 ‘대자석’이라 하여 약용한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발생한 철분의 결핍 증상 중 두통이나 어지러움, 귀울림, 숨참 등에 주로 응용하였다. 출혈이 있을 때도 응용하였는데 상부소화기계의 출혈이 있을 때는 생지황이나 지혈약과 배합하여 응용하였으며, 하부소화기계의 출혈이 있을 때는 적석지와 우여량을 동용하였다. 광물이므로 추출이 용이하도록 초쉬하여 가루 낸뒤 다른 약물보다 먼저 달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