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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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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약

제18장 수삽약(收澀藥)

땀이나 대변, 소변, 정액, 질내분비물 등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으로 배출되는 상태를 활탈불금(滑脫不禁)한 증후라 한다. 본초학에서는 이와 같은 증후에 자주 사용한 약물을 묶어 수삽약(收澀藥)이라 분류한다. 그 효능은 거두어 간직한다는 의미에서 수렴(收斂), 나가는 것을 견고하게 지키거나 늦춘다는 의미에서 고삽(固澀)이라 한다.
 앞 장에서 다룬 다른 약물도 이러한 효능을 더러 지니기도 하나, 그런 약물은 여기에서 다루는 약물에 비해 비교적 편성이 강하거나 유발 원인에 따른 치료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수삽약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즉, 수삽의 효능이 있으나 다른 약물에 비해 활용 분야가 애매한 약물을 배속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삽약의 많은 본초가 식약공용한약재에 해당한다.

제1절 지한약(止汗藥)

비정상적으로 땀이 날 때 사용하던 약물을 지한약(止汗藥)이라 한다. 살가죽 겉에 생긴 작은 결을 ‘주리(腠理)’라 하는데, 고대의 한의학에서는 이 결이 열리면 땀이 난다고 보아서, 이 결을 고밀하게 만들면 땀이 그친다고 설명하였다. 땀이 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의 대부분은 신체가 상대적으로 열적인 상태에 놓였거나 열을 발생시키는 활동을 한 뒤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반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료에 있어서는 그 원인에 따른 적절한 처방 구성이 가장 중요하며, 이 절에 속하는 약물은 보조적으로 응용함이 좋다.

부소맥(浮小麥) Tritici Levis Fructus

깜부기병에 걸려 밀알이 차지 않아 물에 뜨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깜부기병의 원인 진균으로 알려진 Tuburcinia cepulae (Frost) Liro 등과의 한방효능간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우므로 현재는 밀알이 튼실하게 차지 않아 가벼운 종자를 약용한다. 즉, 깜부기병의 감염여부와 상관없이 밀알이 튼실치 못한 것을 가공해봤자 산출 효율이 떨어지므로 따로 모아두었다가 약으로 사용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마황근(麻黃根) Ephedrae Radix et Rhizoma

마황(麻黃)의 지상부는 해표약으로 지하부는 지한약으로 사용한다. 편성이 약하고 수렴작용이 있는 반면, 열을 내리거나 익기하는 등의 부수적인 작용은 없다. 오히려 이러한 특성때문에 허실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땀 질환에 응용되었다.

나도근(糯稻根) Oryzae Radix et Rhizoma

찰벼의 뿌리와 땅속줄기를 ‘나도근(糯稻根)’이라 하여 지한약(止汗藥)으로 사용한다. 다른 벼과(Poaceae) 식물의 지하부와 마찬가지로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열증을 가라앉혀 구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수작용은 별볼일 없어 이수 목적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수분대사를 약간 개선하고 열을 살짝 내리므로 지한약으로 쓰였다. 편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가벼운 갈증’을 동반하는 허열의 증에 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