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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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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柴胡) Bupleuri Radix

미나리과(Apiaceae)에 딸린 시호, 참시호, 두메시호의 뿌리를 ‘시호(柴胡)’라 하여 약용한다. 재배기술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상당히 고가의 약물이었다 보니, 앞의 세 종 이외의 시호속에 딸린 식물(개시호, 섬시호, 삼도시호, 등대시호, 죽시호 등)도 근대까지 사용되었다.
시호의 응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오한과 발열이 번갈아 나타날 때, 즉 높지 않은 열이 있을 때 해열을 목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양상의 열을 ‘한열왕래’라 하며 시호의 대표 적응증으로 알려져 있다. 강하게 발산하지 않으면서 여타 해표약에 비해 소화기계에 주는 부담이 적었기에 응용 범위가 매우 넓었다. 둘째, 다양한 원인으로 기혈의 운행이 저체되다가 은은한 열증이 나타면서 조직에 필요한 영혈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혈과 관련된 기능 이상이 나타날 때 사용하였다. 셋째, 보익약(補益藥)을 사용할 때 약하게 발산하여 보익약이 부작용 없이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도울 때 사용하였다.

제2절 양혈지혈약(涼血止血藥)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열적인 상태로 말미암아 맥관 내에 영혈이 몰려 있다가 피가 나는 것을 ‘혈열망행(血熱妄行)으로 인한 출혈(出血)’이라 한다. 이 경우에 응용하는 약물을 양혈지혈약(涼血止血藥)으로 분류한다. 열적인 상태를 개선하여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청열량혈약(淸熱涼血藥)이나 양음약(養陰藥)을 배합하여 사용함이 좋다. 또한, ‘지혈약’이라는 특성상 어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량 또는 장기 처방할 경우에는 어체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대계(大薊) Cirsii Herba

국화과(Asteraceae)에 딸린 엉겅퀴의 전초를 ‘대계(大薊)’라 하여 약용한다. 꽃차례가 상투(髻)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각종 출혈증에 고르게 쓰였는데, 그 중에서도 상부소화기계와 자궁, 비강의 출혈증에 사용된 예가 많다. 가장 흔하였던 출혈증에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식물을 사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시가 있는 지상부보다는 지하부 위주로 유통되는 경향이 있다. 참고로 엉겅퀴의 종류 중 울릉도에 다량으로 자생하는 ‘고려엉겅퀴’는 곤드레나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소계(小薊) Breeae Herba

국화과(Asteraceae)에 딸린 조뱅이의 전초를 ‘소계(小薊)’라 하여 약용한다. 대계(大薊)의 기원식물인 엉겅퀴와 비슷한데 식물체가 작은 것이라 하여 이름 붙었다. 또한 대계와 소계의 효능이 유사하여 처방에 간단히 ‘계(薊)’라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급박한 출혈이 있는데 이것 저것 가릴 수는 없으니 엉겅퀴던 조뱅이던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쓰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림(血淋)’에서 만큼은 소계가 대계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

지유(地楡) Sanguisorbae Radix

장미과(Rosaceae)에 딸린 오이풀의 뿌리를 ‘지유(地楡)’로 약용한다. 각종 출혈증에 사용하는 약물은 주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많은데, 이 오이풀도 우리나라의 야산에 아주 흔하다. 주로 소화기계와 자궁의 출혈증에 응용하였다. 전자의 경우엔 회화나무의 열매나 꽃봉오리를 배합한 경우가 많고, 후자의 경우엔 형개탄을 배합한 경우가 많다. 지혈을 목적으로 응용할 때에는 약효가 남아 있을 정도로만 태운 것을 사용한다.

괴화(槐花) Styphnolobii Flos

콩과(Fabaceae)에 딸린 회화나무의 꽃봉오리를 ‘괴미(槐米), 꽃을 ‘괴화(槐花), 열매를 ‘괴각(槐角)’이라 한다. 이 중 앞의 두 개를 지혈약으로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응용 범위가 넓고 편성도 강한 괴각(槐角)이라는 약물이 있었기에 괴화와 괴미가 사용된 질환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즉, 두 약물은 대장 출혈 및 치질에 동반되는 항문 출혈에 그 사용이 집중되어 있다. 그 외에는 각종 종기에 사용된 예가 드물게 있다. 한편, rutin의 함유량이 개화한 꽃 보다는 꽃봉오리에 많다는 점을 감안하여 두 약물을 구분하여 사용함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