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蜈蚣) Scolopendra
예방주사가 없던 시절에는 파상풍이 매우 흔한 질환이었다. 지네는 이 질환에 사용하던 약물이었다. 파상풍이 흔치 않은 지금에는 각종 경련 증상에 응용하고 있다. 치질과 같은 질환에 외용제로 사용된 것처럼 진통 및 항균 작용도 매우 강하여 현재는 약침제제로 개발되어 한방의료기관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유독 약물에 속하므로 응용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구인(蚯蚓) 지룡(地龍) Lumbricus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던 고대에 근대까지만 해도 지렁이는 고영양식의 재료이자 민간요법에 흔히 사용되었다. 허리를 삐면 ‘토룡탕’을 권하는 일이 종종 있는 것도 고대로부터 타박상으로 인한 등과 허리의 동통에 지통약과 배합하여 사용한 사실과 무관치 않다. 이외에 소아의 열경기에도 자주 응용하였다. 앞서의 응용은 용혈 성분인 lumbritin과 해열의 효능이 있는 lumbrofebin의 작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결명자(決明子) Sennae Semen
‘결명자’는 민간에서 눈이 침침하면 밝아지라고 볶아서 차로 마시듯 한방에서도 비슷한 목적으로 응용한다. 다만, 민간에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모든 증에 적당하지는 않다. 즉, 한방에서는 허증보다는 실증에 응용하는 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볶는다’는 의미는 열에 약한 안드라퀴논을 분해하여 음용 후 변이 물러지거나 설사하지 않도록 가공한다는 의미로, 이 역시 한방에서도 같은 방법을 통해 원치 않는 부가 작용을 억제한다. 다만, 변비가 동반하는 증에는 볶지 않고 배합하는 경우도 있다.
제2절 평간잠양약(平肝潛陽藥)
심한 울체나 고열뿐만 아니라 인체를 자양하는데 필수적인 혈(血)이나 진액(津液)과 같은 음(陰)적인 물질이 부족하게 되어 나타나는 운동 및 감각기능 이상이 있다. … 이와 같은 증상에 많이 사용한 약물을 인체의 상부에 있는 양(陽)적인 증상을 완화하여 평형을 찾았다는 의미에서 평간잠양약(平肝潛陽藥)이라 한다.
석결명(石決明) Haliotidis Concha
전복의 껍질을 ‘석결명’이라 하여 약용한다. 결명자처럼 안과 질환에 많이 응용하였는데, 딱딱하다 하여 이름 붙었다. 그러나 패각인만큼 비위가 허약한 이에게는 조심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한편, 일반적으로 식용하는 전복은 ‘포어육’이라고 하는데 소화장애를 거의 일으키지 않고 영양도 풍부하기에 지금도 환자의 회복식으로 흔하게 활용되고 있다.
모려(牡蠣) Crassostreae Concha
굴껍질을 ‘모려’라 하여 약용한다. 정신적인 긴장으로 인한 불수의적인 근육의 유동 및 두근거림, 땀, 목의 이물감 등에 ‘용골’과 동용하는 예가 많다. 고온으로 가열하여 분쇄한 것은 외용제로 사용하였다. 굴껍질에서 굴의 찌거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 분쇄하여야 함에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