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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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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약

제14장 안신약(安神藥)

한의학에서는 정신활동을 사람과 짐승과 대별된다는 의미에서 인간의 생명활동을 뜻하기도 하는 ‘神’이라는 글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神’이라는 것은 氣血의 상호작용으로 발현된다고 보았다. 그렇기에 마음에 병이 들어 몸에 특정한 증상이 나타나면 氣血의 작용을 정상으로 유도하는 것이 주요한 약물 치료의 목표가 된다. 한국인의 ‘화병(火病)’이나, 중국인의 ‘심기증(心氣證)’에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제1절 진심안신약(鎭心安神藥)

陰血로 대표되는 순환요소가 급격히 소실되거나 열병을 앓아 급격한 순환 장애에 빠져 神志의 기능이 확연하게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을 ‘心火亢盛’의 범주로 취급한다. 이에 응용하는 약물을 ‘마음을 진정시킨다.’ 또는 ‘정신을 주관하는 心을 진정시킨다.’는 의미에서 ‘鎭心安神藥’이라 한다. 또한, 이로 분류한 약물이 대부분 광물이나 패각이었기에 ‘무거운 성질로 누른다.’는 비유를 들어 ‘重鎭安神藥’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주사(朱砂) Cinnabaris

황화수은(HgS)이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광물을 ‘주사’라 한다. 강한 효력을 지닌 광물성 약물이지만 수은중독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동반하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중금속 중독의 심각성을 모르던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간질을 비롯하여 심한 열경련, 파상풍 등의 중추신경억제가 필요한 질환에 응용하였다. 또한, 수은의 강력한 항균작용을 얻기 위해 악성 피부병에도 사용하였다. 즉, 수은은 불변의 상징으로 취급하였을 만큼 보존성이 뛰어나고 강력한 항균작용이 있다는 이유로 여전히 백신이나 아말감 등에 극소량을 첨가하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옛날의 응용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자석(磁石) Magnetitum

지남철의 원석인 자석(磁石)도 약용하였다. 잡질이 적은 순수한 자석, 즉 자성이 강한 것을 상품으로 취급하여 ‘영자석’이라 하였다. 약용할 때는 여러 번 초쉬하여 가루로 만들어 자성을 잃은 상태로 사용하므로 약효와 자성은 관련이 없다. 적응증은 철 결핍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과 상통한다. 다만, 자석처럼 다량의 철분을 함유한 약물은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유사한 효능을 지닌 약물과 상수배합하거나 비위운화를 촉진하는 약물로 보조한다. 이로 인해 근대의 의가는 포제가 다소 까다로운 자석을 사용하기 보다는 철가루(鐵落)로 대용하거나 대장간에서 철을 담금질한 물로 다른 약물을 전탕하는 식으로 변용하였다.

용골(龍骨) Fossilia Ossis Mastodi

중신세나 홍적세에 존재했던 대형 포유류의 화석을 ‘용골(龍骨)’이라 하여 약용한다. 심하게 놀라거나 지속적인 음액의 소모로 인체가 자양 받지 못해 나타나는 각종 활탈에 응용하였다. 주성분이 탄산칼슘이므로 적응증은 저칼슘혈증에서 나타나는 근육이나 신경의 이상과 유사한 면이 많다. 즉, 체내의 칼슘 부족으로 나타나는 흥분 및 불안, 초조, 근육의 불수의적인 떨림 등이 연관된다 하겠다. 몽고 인근에서 산출이 되나 현재 산출 부족이 심한 상태라 많은 위품이 존재하므로 주의토록 한다.

호박(琥珀) Succinum

송진(松津)이 땅속에서 오랫동안 열과 압력을 받아 화석으로 변한 것을 ‘호박(琥珀)’이라 한다. 보석으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약용하기도 하였다. 심신이 불안하여 이유 없이 가슴이 뛰거나 경기를 일으켰을 때 사용한 예가 흔하다. 이러한 효능을 지금에야 송진의 안신 작용이 근간에 있으리라 추정이 가능하지만 옛 의가들은 ‘무거워서 요동치는 정신을 잘 누른다.’고 표현하였다. 이외에 후기 한의학에서는 다른 약과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어체로 인한 부종이나 임증에도 응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