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는 이상이 없다는데 말이 어눌해졌어요.
※ 여기의 한약재나 처방은 문헌에 근거하여 한의학 고유의 변증체계에 따라 제시한 것입니다. 질환의 특성상 한의사의 정확한 변증없이 임의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무자격자가 임의로 처방할 경우 의료법 및 약사법에 의거하여 처벌받을 수 있으며, 임의 복용 후 발생하는 부작용은 온전히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또한, 자격자가 이 한약재나 처방을 사용할 수는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는 제제 개발에 활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written by 이금산. 포라메디카닷넷.
김진아. 몸이편안한의원.
어느 순간부터 말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더듬거나, 머릿속에 단어가 맴도는데 뱉어지질 않는다거나, 엉뚱한 말이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증상이 생기면 당연히 병원을 찾습니다. 그런데 CT나 MRI, MRA를 찍고 온갖 검사를 다하더니 이상이 없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어언불리(語言不利), 언어건삽(言語蹇澁) 등으로 표현하며, 뇌신경손상이 없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를 고려합니다.
(아래는 실제 사례를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입니다.)
첫 번째, 극심한 긴장이 오래되어 머리로의 순환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일이나 돈 문제로 정신적으로 억눌린 환경에 지속적으로 강하게 노출되는 청장년층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이 분들은 대체로 날이 서있으며 고혈압 증상이 조금씩 있지만 혈압계로 재면 정상입니다. 얼굴은 불그죽죽하고 눈은 꺼끄러우며 목에 뭔가가 걸린 듯하며 귀가 울리기도 합니다. 뻣뻣한 뒷목은 안마를 해도 풀리지 않습니다. 체한 끼는 항상 있고 트림, 방귀도 잦습니다.
인체 상부의 긴장을 풀어내기 위한 시술을 하고, 과도한 인체 긴장을 풀고 혈행을 원활케 하는 한약을 씁니다.
우슬(牛膝)과 천련자(川楝子)를 포함한 처방을 씁니다.
두번째, 머리가 쉴 틈이 없는 경우입니다.
두뇌를 많이 쓰는 일을 한 뒤에는 머릿속의 노폐물이 쉬는 동안 빠져나가야도록 잘 휴식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한 상황이 여러 날 반복된 경우입니다. 잠을 많이 자도 피곤이 풀리질 않으며, 어지럽거나, 건망증이 생기기도 하고, 가슴이 이유 없이 뛰거나, 심하면 탈모가 생기거나 꿈속에서도 일을 합니다. 할 일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으로 줄이는 게 가장 좋습니다만, 생활을 영위하려다 보니 일에 끌려 다니다가 증상이 심해집니다.
온전한 휴식을 위하여 깊이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술을 합니다. 또한, 같은 시간이라도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정신을 깨우고, 다른 때보다 많이 사용되는 에너지의 벌충을 위해 영양의 흡수 분포를 효율적으로 개선시키는 한약을 사용합니다.
원지(遠志)와 용안육(龍眼肉)을 포함한 처방을 씁니다.
세 번째, 체력이 완전히 바닥 난 경우입니다.
주로 장년에서 노인층으로 접어드는 연령대에서 나타납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이라 바삐 움직이는데 몸이 못 견디는 경우입니다. 드물지만 투잡, 쓰리잡 등의 몸 쓰는 일을 너무 많이 했을 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독감 걸린 후 말이 약간 어눌해지고 갈지자로 걸으면서 약간 휘청거리고 어지럽고 소화안되고 다리에 힘이 없다.’고 오신 분도 이에 해당합니다.
흔히 말하는 보약을 사용합니다만, 못 먹고 못 살던 시기의 보약이 아니라 청춘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년층까지의 체력까지를 목표로 심폐 능력을 강화하는 한약을 사용합니다. 또한 예전만치 빠르게 피로를 회복하지 못함을 감안하여 부드러운 추나 요법이나 완만한 약침 등을 사용하여 회복력을 돕는 시술을 합니다.
널리 알려진 인삼(人蔘) 등의 한약재가 주로 쓰입니다. 만약 콩팥의 기능이 약화되어 있다면 토사자(菟絲子) 등의 한약재를 같이 씁니다.
네 번째, 매우 놀란 것이 마음 깊숙이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위의 첫 번째 경우와는 달리 일시적인 자극이지만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충격이 있습니다. 트라우마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슷한 상황에 닥쳤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 했지만 남들은 이해 못할 정도로 다른 상황일 때도 많습니다. 나이 대를 가리지 않고 담이 약한 사람한테 잘 나타납니다.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긴장을 풀어내는 시술을 하고, 한약은 담을 키우는 약을 씁니다.
죽여(竹茹)와 지실(枳實)을 포함한 처방을 씁니다.
뇌신경에 문제가 없는데 말이 어눌해졌다면 위 네 가지가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올바르지 못한 식생활 등의 자신도 잊고 있었던 다른 이유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한의학에서의 습온(濕溫)이라 칭해지는 류도 말의 어눌함을 초래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엔 어눌함 보다는 다른 증상으로 괴로워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여기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
옛사람은 혀(舌)는 마음(心)이 부리는 것이라 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의 올곧은 상태를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입니다. 또한, 옛사람도 이러한 질병을 앓은 사람이 있었으니 이천년 동안 누적된 경험이 풍부하게 기록된 한방치료도 치료의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