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심해진 뒤로 콧물병이 오래 가요. 비염인가요?
요즘 날씨(2025년 9월 기준)는 참으로 종잡을 수 없습니다. 습하고 무더운 날이 계속되다가 하루아침에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아침 강의에 여기 저기 코 푸는 소리가 들립니다. 감기처럼 열이 나는 것도 아니고 비염 환자 마냥 아침, 저녁으로 화장지에 손이 갑니다.
비염일까요? 비염일까 싶어 병원에서 항히스타민제나 소염제를 처방 받아 복용해도 그 때뿐이고 별 무소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원인을 모른다 하여 특발성 비염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혈관운동성 비염(vasomotor rhinitis)이라고 규정하기도 하나, 역시 현대 의학에서는 딱 부러지는 치료법이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옛사람도 이러한 일을 많이 겪어서인지 한의학에는 정말 다양한 처치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번 년도처럼 갑자기 찬 기운에 노출되어 생기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다만, 딱히 현대 의학에서의 병명이 마땅하지 않으므로 여기에서는 ‘콧물병’이라고만 지칭하겠습니다.
머리에는 이상이 없다는데 말이 어눌해졌어요.
병원에서 CT나 MRI, MRA를 찍고 온갖 검사를 다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더듬거나, 머릿속에 단어가 맴도는데 뱉어지질 않는다거나, 엉뚱한 말이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어언불리(語言不利), 언어건삽(言語蹇澁) 등으로 표현하며, 뇌신경손상이 없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를 고려합니다. … 뇌신경에 문제가 없는데 말이 어눌해졌다면 위 네 가지가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올바르지 못한 식생활 등의 자신도 잊고 있었던 다른 이유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옛사람은 혀(舌)는 마음(心)이 부리는 것이라 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의 올곧은 상태를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입니다.
제7장 온리약(溫裏藥)
한증(寒證)은 표한증(表寒證)과 리한증(裏寒證)으로 대별할 수 있으며, 리한증(裏寒證)에 사용하는 약물을 ‘온리약(溫裏藥)’ 또는 ‘온열약(溫熱藥)’이라고 한다. 리한증(裏寒證)은 인체 장기의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나타나는 장한증(臟寒證)과 강심이 필요한 망양증(亡陽證)으로 다시 나뉜다. 망양증(亡陽證)에는 직접적인 강심 또는 혈행 촉진을 통한 간접적인 강심 작용을 지닌 약물이 사용된다. 반면, 장한증(臟寒證)은 수분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주로 비위운화(脾胃運化)나 삼초기화(三焦氣化)를 강하게 촉진하는 효능을 지닌 약물이 사용된다. 이 분류군에 속한 약물은 대체로 강한 편성을 지니므로 용법 및 용량에 주의해야 한다.
건강(乾薑) Zingiberis Rhizoma
생강과(Zingiberaceae)에 딸린 생강의 건조한 땅속줄기를 ‘건강(乾薑)’이라 하며 식용 또는 약용한다. 주로 소화기 기능 저하로 발생한 구역질, 창만, 설사, 동통 등의 증상에 적절한 약물을 배합하여 사용하였다. 또한 소화기의 점액 분비를 촉진시킴과 동시에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행 순환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어, 급작스러운 외부 기온 저하에 따른 콧물, 기침 등 폐기관지의의 반응을 완화시키는데도 보조적으로 응용한다. 다만, 다량을 사용할 경우 위장자극이 있을 수 있으므로 소화기계가 민감한 산모에게 쓸 경우엔 적절하게 포제하거나 고량강으로 대체하여 사용하였다.
고량강(高良薑) Alpiniae Officinarii Rhizoma
생강과(Zingiberaceae)에 딸린 고량강(高良薑)의 건조한 땅속줄기를 ‘고량강(高良薑)’이라 하며 식용 또는 약용한다. 대체로 건강(乾薑)과 유사한 증상에 응용하였다. 다만, 건강(乾薑)은 점액분비 촉진 및 혈행 순환 촉진에 장점이 있는 반면, 고량강(高良薑)은 진통 작용이 더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음해수(寒飮咳嗽)에는 고량강의 활용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그러나 소화기계가 민감한 상태의 환자에게 응용한다면 고량강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오수유(吳茱萸) Tetradii Fructus
운향과(Rutaceae)에 딸린 오수유의 거의 익은 열매를 ‘오수유(吳茱萸)’라하여 약용한다. 복강의 삼초기화(三焦氣化)가 더디어 혈행에 까지 영향을 끼친 증상에 사용하였는데, 이를 두고 周岩은 ‘能散血中之氣寒 非能溫血中之血寒也.’라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자궁허한(子宮虛寒)으로 인한 월경통이나 불임증 등의 부인과 질환에 필수적인 약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복강의 장기가 극도로 기능이 저하되어 생긴 산기(疝氣)나 구토, 복통, 설사, 창만, 수종, 두통에도 각각의 증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배합하여 사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