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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자원조사(호북성) 5-7일차 답사기


한의사, 한약관련전공자, 한약관련 연구 및 현장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대한본초학회 주관으로 매년 해외 한약자원조사가 열립니다.

최근 답사는 2016년에 안휘성 및 강소성, 2017년에 운남성 및 광서성, 2018년에 신강위구르이었으며, 금년 (2019년)은 호북성 지역입니다. 그간 바쁘다는 이유로 기록을 남기질 않았는데, 한약자원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3회로 나누어 답사기를 남깁니다.


Written by Guemsan Lee. Dept. of Herbology, Wonkwang Univ.

Picture by Eui-Jeong Doh. Research Center of Traditional Korean Medicine, Wonkwang Univ.

Revised by Jung-Hoon Kim. Division of Pharmacology, Pusan National Univ.

 

1-2일차 답사기 : https://foramedica.net/archives/1670

3-4일차 답사기 : https://foramedica.net/archives/1683

 

이어서 5-7일차 답사기(마지막편)입니다.

5박 7일 동안 武漢시(호북성) – 英山현(호북성) – 宜昌시(호북성) – 恩施土家族苗族自治州(호북성) – 重庆 – 貴陽(귀주성) 순서로 아래 그림과 같이 답사하였습니다. 5-7일차는 하늘색으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5일차 – 중경(중경약용식물원) – 8월 7일 수요일, 잠깐 소나기 + 맑음 + 높은 기온

 

무덥기로 유명한 중경(충칭) 일정을 6시 30분 모닝콜과 함께 시작합니다. 가는 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여 여유를 갖고 8시에 출발합니다.

목적지는 옛이름으로는 남천식물원, 현재는 ‘중경약용식물원’ 또는 ‘금불산약용식물원’이라 하는 곳입니다. 어느 팀은 쫓겨나고, 어느 팀은 감시자(?)가 따라 다니며 사진을 못 찍게 하고 등등 예전부터 우리나라 전공자에게 악명을 떨쳤던 곳이라 한동안 한국인의 방문이 뜸했던 곳입니다.

저도 두 번이나 유사한 경험을 한 터라 이번 일정에서 제외할까 하다가 3급 풍경구(중국에서 관광지를 일컫는 말)로 지정되었다 해서 여행사와 협의하여 방문을 결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극성수기라 항공편을 구하기 어려워 무한으로 돌아가 귀국하던지 멀리 귀양을 통해 귀국해야 한다는 점도 결정에 한 몫을 했습니다.

약 2시간 정도를 소요하여 10시에 식물원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입구에서 입장을 못하게 합니다. 공문을 보냈어야 한다고 합니다. 가이드가 전화로 문의했을 때는 언제든지 방문하라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며 따졌다고 합니다.

한참 후 입장 가능하다고 하여 카메라를 챙겨 우르르 들어갑니다.

일단 전에는 없었던 온실을 먼저 방문합니다.

입구에는 금채석곡과 그 근연종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재작년 운남성에서 본 뒤로 처음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관찰합니다.

 

여기에도 중루가 있습니다. 중루는 꽤 고가약인 터라 여러 식물원에서 귀한 몸 취급을 받나봅니다.

대백부가 있습니다. 식물원이라 참가한 학생들에게 뿌리를 캐서 보여주지 못한게 안타깝습니다. 뿌리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을 보면 ‘백부’의 의미를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온실에는 조구등, 사인, 익지인, 황상산, 당천궁 등 한국에서는 나지 않는 본초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났을 때입니다.

당천궁을 가까이 보려고 할 때 식물원 직원이 오더니 나가라고 합니다. 나가보니 흩어졌던 일행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저 멀리 중국인 관광객들은 자유로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외국사람들이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어가고 조사해가면 약재에 대한 국가 기밀이 유출될 수도 있다면서 나가라고 했답니다.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입니다. 두 번이나 당해놓고 빈 시간을 일정에서 없애 보겠다고 방문 계획을 잡은 걸 후회하고 있으려니 가이드가 일단 기다려 보라고 합니다.

어디에 바쁘게 전화를 하고 식물원 직원에게 한참을 뭐라 말합니다.

나무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 기다리고 있으니 비가 쏟아집니다. 어제의 악몽이 떠올라 일정 취소하고 일찌감치 귀양으로 이동할까 고민하길 약 20여분.

가이드가 협의가 되었다면서 관찰해도 된다고 합니다. 3급 풍경구(관광지)로 등록된 곳에 왜 방문을 금지하는지, 전화로 문의했을 땐 오라고 해놓고 안된다면 어쩌자는 건지, 한국에서 멀리 노교수님이 제자들 실습차 방문했는데 그것까지 막으면 어쩌라는 건지, 중국 약재를 가장 많이 수입해가는 국가의 관련 학생들인데 여기서 못보게 하면 어디서 실습하라는 건지 등등 논리적으로 말하니 들어줬다 합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같은 얘기를 했어도 쫓겨난 걸 기억하는 저로써는 신기할 따름입니다. 능력있는 가이드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여튼 식사때가 되어서 식물원 내에 있는 식당(풍경구로 지정되면서 생긴 듯한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예상했지만 이번 일정 중 가장 맛 없는 식사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식물원 관계자가 우리가 나갈 때 가방을 수색하겠다고 해서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그러라고 했습니다.

사실 대한본초학회 주관하에 이루어지는 답사에서는 시간 활용을 위해 왠만한 중국 대도시의 식물원은 여러 번 방문한 터라 아쉬울 것은 없는 편이나 처음 참가한 분들과 학생을 생각하면 이렇게 해서라도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게 낫다 싶었습니다.

오후엔 악명 높은 중경의 기후를 몸소 체험합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이곳 방문은 이제 끝이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하나씩 꼼꼼하게 살펴보길 시작했습니다. 면적은 300제곱미터 정도로 작은 곳이기도 하여 쨍쨍한 햇빛 아래 접사 사진이나 건지자는 생각도 있습니다.

강황입니다. 요즈음 국내에서 이 땅속줄기를 울금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울금은 덩이뿌리를 말하는데, 이 식물을 국내에서 재배하면 덩이뿌리가 생기질 않거나 상품가치가 없을 정도로만 작게 발달합니다.

반변련의 기원식물인 수염가래꽃입니다. 국내 연못가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백목통입니다. 삼엽목통의 아종으로 최근 국내에 관상용으로 도입하여 재배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으름덩굴과는 달리 잎이 3개가 납니다.

호장근입니다. 국내 야산에서 흔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소회향입니다. 국내에 흔하게 자생하지는 않지만 식물원에 가면 비교적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풍향수(국내 기청산식물원에서 분양 중), 택사, 의이인, 계관화, 만주감초, 북현삼, 인동등, 토곽향 등 국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본초가 대부분입니다.

중경의 날씨가 한반도의 무더운 여름 날씨와 유사한 면이 있어 그러한 듯 합니다.

그나마 개인적인 소득이라면 파두와 오수유, 중화조구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정도입니다.

 여든을 앞둔 안 교수님께서 땡볕에서 사진을 찍고 계셨습니다. 힘드신 것 같아 버스에서 좀 쉬시고 있으시라고 저희는 좀 더 관찰하고 가는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버스에 잠깐 가셨다가 나오셔서 저렇게 식물원을 샅샅히 확인하고 다니시는 중입니다. 일정 내내 ‘이 교수 XX 꽃 핀 거 봤어?’ 처럼 일행에게 끊임없이 안내해주시고 ‘뭐 다른거 없어?’라고 하시며 다른 본초를 찾아 다니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과거에는 식사를 마치자 마자 시간 없다며 빨리 가자고 재촉하시던 모습이 일반적이셨는데, 이번 일정에서는 힘에 부치신지 그런 재촉(?)을 보기 드물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은퇴하시고도 저런 열정을 보이는 분이 옆에 있으니 땀으로 목욕하며 지친 몸과 마음이 다잡게 됩니다.

 두 바퀴 정도를 돌고 나서 3시 쯤 모여 중경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탑니다.

 중경서점(서쪽에 있는 열차역)에서 7시 40여분발 열차를 타고 귀양으로 이동합니다.

 귀양 도착은 10시 20여분 즈음,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약 11시 …

 어제의 아쉬움 때문인지 과다하게 많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여정 막바지라 이번 일정에서 관찰한 식물 목록을 만듭니다. 김 교수(부산대)님이 부지런히 정리한 목록을 받아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을 제외하고 목록을 작성합니다.

 이렇게 작성한 목록은 다음 날 일행에게 배포하기로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전 날 관찰한 것 중 당일 이동 중에 서로의 의견(정확히 어떤 식물인지 또는 어떠한 특성을 지녔는지 등)을 교환하지만 이번 일정에서는 출발 전 자료집을 배포하고 후반에 이렇게 정리해서 공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6일차 – 귀양약재시장 및 귀양약용식물원 – 8월 9일 금요일, 맑음 + 소나기

 

 비행기내 숙박이므로 실제로는 마지막 날입니다. 주 2회 운행하는 항공편때문에 방문한 도시이지만 역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걸 극히 싫어하는 대한본초학회 해외 한약자원조사이기 때문에 당일도 일정이 있습니다.

 그나마 23시 50분 항공편이고 방문하고자 하는 곳이 모두 30여분 거리에 위치하여 꽤 여유가 있는 편이고 모두 지친터라 특별히 오전 10시에 일정을 시작합니다.

약재시장입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오늘 하루 시장이 정전이라 합니다. 그렇지만 각자 필요한 약재를 구입하기로 하고 일단 흩어집니다.

신 선생(원광대)은 자신의 논문에 쓸 비교 시료를 구하러 따로 보내두고 저는 일단 실습용 약재를 구하러 기웃거려 봅니다.

학교에서 실습을 하다 보면 그냥 참고 삼아서 비교할 수 있게 약간 량의 약재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납품해주는 제약사는 없거나 있어도 운송비가 더 들기 때문에 나온 김에 이렇게 구매해서 바리바리 짊어지고 귀국하는 편입니다.

이번엔 용혈갈이 보입니다. 마침 실습약재가 떨어진 참이라 비싼 걸 감수하고 소량 구매합니다 (국내에서는 혈갈이 규격품, 용혈갈이 비규격품이므로 스윽 볼 만한 정도면 되니 다행입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는 사비로 해결합니다. 영수 증빙이 어려운 중국 사정도 사정이지만 실습비를 집행하기 위한 각종 필요 서류 중 견적서 납품서 등을 현지에서 갖춰줄리가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구해서 간 약재를 실습시간에 보여주고 사정이 이러하니 이건 반출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꼭 하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최근엔 캐리어 개수와 무게를 엄격히 제한하는 추세라 이것도 어려워져 가고 있습니다. 최대한 무게가 안나가도록 100그람 정도만 구매하면 좋겠는데, 이렇게 구매한다고 하면 상인들이 안판다는 경우가 더 많아 곤란을 겪고는 합니다.

 

여하튼 용케 마음이 너그러운 상점(?)을 찾아내서 소량씩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구매할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간의 노력으로 학교 실습실이나 표본실에 없는 약재가 많지는 않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참 쇼핑(?)에 열을 올릴 무렵 저 멀리 다른 일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게 보입니다. 정전되어 깜깜한 시장에서 볼 수 있는게 없으니 일찌감치 나와 있나 봅니다.

약재 구매를 마치고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식사 후 식당 주위에 있는 화분을 돌아보는데 일행이 무언가를 쳐다 보고 있는 모습이 잡힙니다.

 

오후엔 귀양약용식물원에 방문합니다(아마도 2011년 이후 첫 방문인가 봅니다.)

기대와는 달리 동네 산책 코스가 된 듯합니다. 약재 시험포가 있던 곳은 잔디밭으로 변했고 박물관 앞의 조그마한 시험포는 직원들의 텃밭이 된 듯합니다. 저 대나무밭 안 쪽에는 천막을 치고 놀이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헤집고 다녔는데 조그만한 텃밭에서 야생화 된 백화전호를 본 것이 전부입니다.

백화전호라도 꼼꼼하게 보겠다고 살피는 중 소나기가 스콜처럼 쏟아집니다. 역시나 또 신발이 질척거립니다.

정자에서 비가 약해지길 기다렸다가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거대한 영지

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거대한 복령

다양한 석곡 등을 보며 비가 그치길 기다립니다.

비가 그치고 나서 일행에게 물으니 돌아봐도 볼 게 없다 합니다. 안 교수님께서 서점에 가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요 몇 년간 본초학회 답사에서 제외하였던 서점행이 결정되었습니다. 4시 반에 귀양에서 제일 크다는 서점에 들렀습니다. 중국어로 써진 책만 있을테니 한의학 전공과 거리가 있는 일행 중 일부는 커피숍에서 기다리거나 시장 구경을 나갑니다.

저는 운 좋게도 흑백 복사본으로만 가지고 있던 내부형태관련 서적 원본을 구했고, 이번 학기에 공부할 청말-중화민국 시대에 발간된 온병학 관련 서적도 구했습니다. 서가를 훑어 보는데도 시간이 훌쩍 지납니다.

짐도 정리하고 비 맞은 옷도 갈아입어야 하니 근처에 모텔을 빌렸습니다. 몇 년 전에는 땀냄새에 쩔은 복장 그대로 비행기에 탑승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중지가 모아져 최근에는 이렇게 짧게 시간을 잡아 공항에 가기 전에 짐 정리도 하고 환복도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9시 즈음 공항에 도착합니다. 9시 50분부터 시작한 탑승 수속이 보딩 15분여를 남겨 놓고 끝납니다. 무려 2시간 …. 작년 위구르 답사에 이어 중국 당국에 비협조적인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여러모로 많이 까다로워졌음을 실감합니다.

23시 50분 항공편으로 인천으로 귀국합니다.

 

7일차 – 비행기내 숙박 – 인천. 8월 10일 토요일. 맑음

 

비행기에 몸을 싣자마자 잠에 듭니다. 기내식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무한 공항의 중국내 입국 절차 1시간여에 비하면 인천 공항은 번개입니다. 짐을 찾고 비몽사몽간 해단식을 하고 각자 흩어집니다. 지친 모습이지만 드디어 끝났다는 표정으로 귀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일정 내내 두창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 힘들었던 것을 오래 기억할 듯 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현지에서 각종 중성약과 연고를 구입해다 주었던 신 선생(원광대)과 전문의약품을 챙겨 온 김 선생(부산대) 덕분에 다행이 일정 중반부터 베게에 머릴 댈 수 있어서 버틴 셈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주 매우 특별하고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흡연자의 천국에서 끽연의 즐거움을 같이 한 모 차장님과 모 박사님에게도…..

 

답사기 맺음말.

 이번 답사는 망가진 식물원과 우천을 제외하면 비교적 계획한 바를 이루어 다행입니다. 호황련을 보겠다고 2박3일을 이동하여 갔더니 왠 정체 모를 나무를 호황련이라고 보여주고, 파두 찾기를 수 회 걸쳐 답사한 후 결국 찾은 게 한 그루, 해발 4천 고지에서 헉헉거리며 발을 옮겨 겨우겨우 천목향을 찾았는데 고산병에 걸리고, 비행기 타고 이동해서 스타렉스보다 작은 차에 10여명이 넘게 몸을 싣고 차박하면서 밤새 이동해서 본 것이 유향이 아니라 다른 약재 등등 실패한 답사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러하니 5년 전부터 찾기 시작해서 여러번의 실패를 거치고 이제야 확인한 모창출 재배지를 보았을 때의 기분이란 ….

 혹자는 이러한 일(한약감별이나 규격화)을 정부가 해야지 왜 굳이 기초연구를 하는 한의사/한약사가 해야 하냐고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한국연구재단 연구 응모에서는 관련 연구가 매번 떨어집니다. 그 필요성은 있으나 기초연구로 보기 어려우니 식약처나 보복부의 용역을 받아서 하라고 하거나 연구기간이 너무 길다고 하는게 주 탈락 이유입니다. 그런데 정작 주무기관의 연구용역은 4-5년씩이나 걸려서 연구할 수 없다고 하거나 2-3년 내에 10여 개가 넘는 한약, 기원 식물과 위품을 합치면 30여 종이 넘나드는 양을 정리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쪽에 경험이 많은 연구자들은 기관에서 내는 용역연구에 선뜻 발을 담으려 하질 않습니다. 그냥 속 편히 사비로 충당하며 조사 연구를 합니다.

 이는 연구재단이나 주무기관을 탓하려고 언급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유사 응용 분야에서 다른 연구를 병행하여 연구실 운영에 차질이 있는 것도 아니니 연구비 문제도 아닙니다. 연구결과를 볼 때까지 기약이 없는 경우가 많고 풍족한 연구비가 투여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실적 위주로 돌아가는 현실에 부적합하여 관련 연구자가 매년 감소한다는 걸 알리길 위해서 입니다. 다른 한의학 기초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본초감별분야에는 신규 연구자 유입이 끊긴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전국 한의과대학 및 한약학과에서 본초감별연구’만’을 하는 본초학교실은 이제 한 두 곳 뿐입니다(이 글을 쓰는 저도 한 발을 다른 곳에 걸쳐 놓고있습니다). 이는 앞으로는 백수오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져도 한의학계에서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끈이라도 끊기지 않으라고 이러한 답사를 매년 기획합니다. 잡설이 길어졌습니다. 이 분야에 관심을 두는 관련자와 종사하는 전문가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비치며 2019년 해외자원조사 답사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내년에 있을 해외자원조사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한본초학회 주관 2019 해외 한약자원조사(호북성) 답사기 .끝.